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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박찬호의 부활이 놀라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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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박찬호의 부활이 놀라운 이유 박찬호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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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1993년 아마추어 야구는 인기와 흥행에서 프로야구에 크게 밀려났다. 당시 아마추어는 세 차례 국제대회를 소화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2월 호주에서 열린 제 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4-11로 대패해 준우승을 거뒀다. 이어 출전한 대회는 6월과 7월 사이 열린 제11회 이탈리아 대륙간컵대회와 뉴욕 버팔로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였다. 대회 비중으로만 보면 대륙간컵대회가 훨씬 더 컸다. 그러나 대한야구협회는 유니버시아드대회 사상 처음으로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점을 고려해 유니버시아드대회에 1진을 파견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대학생 대회인 이 대회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성적도 좋았다. 참고로 2015 광주 대회에서 야구는 다시 정식 종목이 된다.


당시 국가대표팀 1진의 지휘봉은 최남수 감독이 잡았다. 주성로와 윤병선은 코치로 그 뒤를 받쳤다. 전원 대학생으로 구성된 선수 라인업은 꽤 막강했다. 위재영, 임선동, 박찬호, 조성민, 차명주(이상 투수), 최기문, 진갑용(이상 포수), 유지현, 홍원기, 허문회, 백재호, 박현승(이상 내야수), 박재홍, 심재학, 강혁, 강상수, 최경환(외야수)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예선 리그에서 대만을 4-3, 캐나다를 12-4, 일본을 4-3, 이탈리아를 11-1로 눌렀으나 미국에 3-8, 쿠바에 5-10으로 져 4승 2패로 조 2위를 차지했다. 예선 리그 1위에 오른 쿠바와 다시 만난 결승에서 한국은 1-7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쿠바는 2개 대학 연합팀이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대륙간컵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팀 2진은 어떠했을까. 장순조 감독이 사령탑에 앉고 김병일, 현석 등이 코치를 맡은 팀은 홍우태, 손민한, 최원호, 최영필(이상 투수), 장성국(포수), 이숭용, 안희봉(이상 내야수), 김대익, 이영우, 박재용(이상 외야수) 등으로 명단을 꾸렸다. 여기에 당시만 해도 명맥을 유지했던 한국화장품(권오영), 포스콘(박재용), 제일은행(권택재) 등 실업팀 선수들과 상무(임수혁, 마해영) 선수들이 동시에 가세했다.


한국은 미국, 일본, 쿠바, 니카라과, 호주, 멕시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10개 나라와 치른 예선에서 5승4패를 기록해 호주, 니카라과와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세 나라간의 최소 실점에서 니카라과에 뒤져 5위로 밀려났다. 결국 4강이 겨루는 결승 리그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박찬호의 부활이 놀라운 이유


앞서 거론한 유니버시아드대회 야구 예선 경기들은 뉴욕 버팔로 인근에 위치한 나이아가라 래피즈 등 마이너리그 더블A 또는 싱글 A구장들에서 펼쳐졌다. 한양대 2학년 박찬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 A 버팔로 바이슨스 홈인 파이롯구장에서 치러진 쿠바와의 결승 5회 마운드에 올라 5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며 3실점(2자책점)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LA 다저스의 짐 스토클, 뉴욕 양키스의 딕 그로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윌리엄 클라크 등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의 관심은 박찬호의 성적이 아닌 투구 스피드였다. 백스톱 뒤에 설치한 스피드건에 찍힌 직구 구속은 시속 93∼95마일(약 149.7~152.9km)이었다. 동양에서 온 바짝 마른 투수가 빠른 공을 던지는 광경에 스카우트들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박찬호의 직구는 스카우트들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직구 기준 기록은 대체로 90마일(약 144.8km)이다. 하지만 직구 외의 구종에선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찬호는 당시 주력 변화구로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변화의 각이 다소 예리하지 못했다. 컨트롤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박찬호는 이후 미국에 진출해 슬라이더를 버리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주력 변화구로 만든다.


박찬호에게 가장 먼저 접근한 건 다저스의 짐 스토클 스카우트였다. 그는 한국 구단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박찬호를 스카우트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물어보는 등 다른 구단 스카우트들보다 한발 앞서 움직였다. 그리고 그해 연말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행을 성사시켰다.


19년이 지난 2012년, 박찬호는 여전히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오키나와 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1안타 무실점을 호투를 뽐냈다.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1회 첫 타자 신종길을 1루 땅볼로 처리한 박찬호는 2번 이종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을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막아냈다. 2회에는 낙차 큰 변화구를 앞세워 삼진 2개를 뽑았고, 3회에는 삼진 1개를 곁들이며 삼자 범퇴로 실점을 틀어막았다. 박찬호는 직구,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고루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야구팬들의 눈길을 끈 건 직구 최고 구속 146㎞였다. 시범경기도 시작하기 전에 기록한 스피드다. 이 기사에서 언급한 19년 전 선수들의 이름을 보라. 박찬호는 2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듯하다. 놀라운 일이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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