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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동유럽 프로축구 닮은 프로배구 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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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승부조작 사건으로 국내 축구계가 발칵 뒤집어졌던 게 엊그제 같다. 이번에는 프로배구 V리그다.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사건이 알려진 지난 8일 이후 적잖은 지인들이 글쓴이에게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배구에서는 승부 조작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

조금씩 드러나는 베팅 사례를 살펴보면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불법 사설 토토 사이트에서는 승패 자체를 조작하기 보다는 서브 성공과 범실, 디그 성공과 실패 등 선수들의 세세한 플레이에 배팅을 했다. 6명이 모두 짜지 않는 한 승부 조작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건 ‘검은 손’들에게는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


어쨌거나 이번 사건은 지난해 프로 축구와 전개 과정이 판박이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정구단에서 사건이 터지고 그 여파가 상무(국군체육부대)로 이어지며 규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에서는 없었던 여자 리그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는 게 그저 다를 뿐이다.

이번 사건과 거의 같은 시기, 동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횡행하는 승부 조작의 실체 가운데 일부가 밝혀졌다. 국제프로축구선수연맹이 동·남유럽 12개국에서 뛰는 선수 335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23.6%는 자기 리그에서 승부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눈길을 끈 내용은 동유럽에서는 선수들의 급여가 제때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승부 조작이 기승을 부린다고 지적한 점이다. 생활고를 겪게 되는 프로 선수들이 거금을 제시하는 승부 조작 세력의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유럽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41.1%가 급여 체불을 겪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승부조작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프로축구에서도 그랬고 이번 프로배구에서도 상무 선수거나 상무에 있을 때 승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동유럽의 사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프로리그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이 군 복무를 위해 상무에 입대하면 수입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프로야구의 경우 ‘군 보류 수당’이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군대에 간 선수들에게 입대 전 연봉의 25%를 지급해 입대 선수들의 경제생활을 돕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8년 이 수당을 일률적으로 폐지하려고 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받아들여 구단별로 자율적으로 시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8개 구단들은 모두 프로 야구 초창기인 1980년대부터 시행한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일정한 금액을 넘지 않은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올 시즌의 경우 연봉 1억 원 이상 선수는 100명을 넘는다. 고액 연봉자가 입대할 경우 25%를 적용하면 구단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책정한 상한 금액은 1200만 원이다.


현재는 삼성화재 소속이지만 상무에 있을 때 저지른 승부조작 사실을 자진 신고한 선수는 일부러 실수를 하면 한 번에 400만 원을 챙길 수 있어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종목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국내 프로스포츠의 경우 20대 초반에 억대 계약금과 수천만 원대 연봉을 받는다. 초등학교 때부터 오로지 운동만 하고 10% 안팎의 입단 성공률을 통과한 보상이기는 하지만 어린 나이에 많은 돈을 만지게 되니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승부조작 사건은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회에 악령처럼 떠돌고 있는 배금주의와 황금만능주의 등 천민 자본주의의 폐해가 스포츠계에도 밀려들고 있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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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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