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의 4ㆍ11 공천 심사 결과가 발표되자 당내에서 공천을 둘러싼 논란과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 15% 의무 공천' 룰을 둘러싸고 예비후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 당내 '집안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2차 공천 심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24일 서울 마포을 예비후보자 김유정 의원은 "당이 원칙과 기준을 저버렸다"며 반발했다. 이날 공천심사위원회가 마포을의 '3인 경선'을 결정하자 "압도적인 1위를 했는데도 3인 경선을 하겠다는 것은 여성 지역구 의무공천 15%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라며 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실 마포을 지역구를 둘러싼 공천 갈등이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다. '3인 경선'에 포함된 정청래 전 의원은 '여성 공천 15%' 룰에 반발해 '민주당이 이대 동문회냐'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23일에는 서울 강남을에 출마 선언을 한 전현희 의원은 공천 면접 심사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동영 상임고문이 남편의 학교 선배와 동료 의원들을 통해 다른 곳으로 출마지역을 옮기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정 상임고문 역시 서울 강남을에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 상임고문은 "뜬금없는 얘기다. 공심위원을 어떻게 접촉해 압박하겠느냐"며 전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전 의원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대권주자 예우 주장에 경선마저 하지 않고 전략 공천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강남을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 간의 공정한 경선은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어 민주당 개혁공천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계속해서 정 상임고문과 당을 압박했다.
경기 고양 일산서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두수 전 당 사무총장은 김현미 전 의원이 단수후보로 결정되자 "재심의를 신청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그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심위는 민주통합당의 창당정신과 합의사항인 국민경선을 하지 않고 왜 두 명 신청지역을 서둘러 단수공천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여성15%(의무공천)이라는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결과이며 이 원칙도 계파이익에서 나눠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의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 15% 의무 공천 실현을 촉구하기로 해 '여성 15% 의무 공천' 등 공천 심사 결과를 두고 민주통합당은 한동안 내홍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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