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9개 중학교 42명으로 구성된 폭력서클 ‘목동패밀’ 검거…상납고리 만들어 조직화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형들이 3만원 모아오래 그러니까 니네가 모아서 니네가 ○○○한테 줘라”, “진짜 뒤질래? 돈 안 넣어 ○○새꺄?” 중학생 폭력서클 ‘목동패밀리’에 가입한 학생들의 문자메시지다.
대전서 9개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42명으로 조직된 폭력서클이 경찰에 붙잡혔다. ‘목동패밀리’란 이름으로 활동한 이 조직은 구속된 윤○○(16, 특절 1범), 박○○(16, 특절등 6범)군 등이 2009년 4월쯤 대전시 중구 목동 주변의 초등학교 출신과 중학교에 진학한 각 학교 일명 ‘짱’ 19명을 모아 만들었다.
그 뒤 1기 17명, 2기 11명, 3기 12명으로 조직을 늘였고 1인당 몇 만원씩 거둬 상납하는 조직으로 키웠다.
‘다른 조직원과 1대 1 싸움을 해 이겨야 한다’, ‘다른 패밀리와 싸워 지면 다른 한명이 싸워 이길 때까지 싸운다’, ‘탈퇴하면 집단 왕따 시킨다’ 등 가입요건을 만든 뒤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 구성원들간 친목도모 및 결속력을 다지는 등 조직화된 양상을 보였다.
윤군과 박군은 지난해 6월 대전 중구 선화동 세무서 정자에서 김모(16, 중3)군 등 7명을 끌고 가 “여자친구와 커플링을 해야 하니 1인당 3만원씩 모아와라. 신고하면 패밀리를 풀어 죽인다”며 협박해 21만원을 모으는 등 지난 해 5월부터 올 1월까지 110번에 걸쳐 400여만원을 빼앗았다.
이들은 후배들에게 돈과 기능성 옷을 빼앗거나 다른 학생들에게서 빼앗은 돈을 상납 받고 택배일을 시켜 임금을 빼앗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을 수사한 대전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회원들끼리 몰려다니며 힘을 과시해 인근 중학생들 사이에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며 “어른들로 이뤄진 조폭들과 비슷한 형태로 조직이 커져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직을 이끈 윤군과 박군을 구속하고 18명을 형사입건, 나머지 24명은 조직 탈퇴서를 쓰고 전담형사가 1대 1 멘토로 활동, 보복폭행을 막기로 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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