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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소배출권 거래제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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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덕에 경제 침체 지속...탄소권 거래가격 폭락
향후 7년간 탄소배출량 줄여 탄소배출권 가격 올릴지 여부 투표키로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유럽연합(EU)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면 해로운 온실 가스 방출 제한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초 취지대로 제대로 효력을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유경제의 완벽한 세상에선 모든 상품은 각자의 가격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제한된 공급은 물건의 값을 더욱 비싸게 만들고 역으로 비싼 물건은 공급물량이 적기 마련이다. 적어도 이론상으론 시장의 원리가 그렇게 작용한다.

실제론, 종종 이와는 다른 사례들이 발견되곤 한다. 그리고 매우 다른 메커니즘을 목적으로 비즈니스인 ‘탄소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경재학자들은 배출권 거래 계획에 대해 해로운 탄소 이산화물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이상적인 기구가 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제도는 각 사업부문 별 회사들에게 일 년에 배출이 가능한 탄소권을 할당 한 뒤 이를 초과해 배출 할 경우 강제로 탄소배출권을 구매토록 하는 방식이다. 결국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자기규제 장치가 될 것으로 봤다.


회사들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대신에 친환경 기술에 투자를 하거나, 남아도는 탄소배출권은 모았다가 판매를 하는 식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6개월 간 탄소권 가격은 거의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거의 절반 수준인 메트릭톤 당 8유로로 떨어졌다. 심지어 2011년 독일 내 핵발전소 설비 8 곳의 폐쇄에 따른 결과로 석탄 등 화력발전소 수요가 증가했음에도 이 같은 추세를 역전시키기 못했다.


베를린에 위치한 배출권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탄소권 거래 가격이 하향 추세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트 투자은행인 UBS의 한 연구원은 “탄소권 거래 가격의 날카로운 하향세는 가격 붕괴조짐까지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배출권 거래 시스템 자체가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EU산업위원회는 이 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당초 제공된 탄소배출량을 줄일 지 여부를 결정할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거래할 14억 규모의 탄소권 가운데 8%정도를 인위적으로 삭감해 가격을 제자리로 올려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인위적인 시장 간섭은 그 자체가 불량임을 드러낸다. 정치인들은 EU에서 산업이 배출할 탄소권 총량을 결정했는데, 향후 EU경제에 대한 지식 없이 수요를 정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실 5년 전 유럽은 경제활황을 경험했다. 당연히 2008년에서 2012년까지 사용할 공짜 탄소권도 매우 관대하게 늘려 할당을 했던 것이다. 기업들은 아주 작은 분량의 탄소권만 구매하면 됐다.


하지만 유럽재정위기 휘몰아 닥치면서 경제가 움추려들면서 오히려 부여된 탄소배출권이 남아도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배출권 거래 가격을 심각하게 추락시키는 원인이 된 것이다.


독일도 2001년 4. 8%나 탄소배출 사용이 감소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EU는 항공기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를 올해부터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8년 유럽항공운항지침(EAD)을 개정해 올해부터 역내를 드나드는 모든 항공사들에 ETS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각 항공사에 탄소 배출권을 할당한 뒤 배출 상한선을 넘는 항공사는 다른 항공사로부터 배출권을 사거나 EU에 추가 할당량을 구입해야 한다. 이 제도를 어길 경우 이산화탄소 1t당 100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 캐나다, 중국의 항공사들이 EU의 조치가 ‘국제민간항공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제소했지만, 최근 유럽사법재판소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EU의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중국 미국 러시아 인도 등 26개국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하면서 항공업계의 무역분쟁이 발발할 조짐이다.


국내 항공사들도 EU의 배출권거래제에 편입돼 있다.


이번 조치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05만t과 78만3000t의 온실가스를 할당받았는데, 2013~2020년에는 각각 194만t과 74만5000t으로 줄여야 한다. 만약 이를 초과하여 배출하게 되면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충당해야 한다.


향후 국내 항공업계가 추가 부담하게 될 비용은 올해 60억원, 내년 1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외에도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LG전자, SK텔레콤, 한화 등 국내 기업들이 배출권거래제에 적용된다.




이규성 기자 bobo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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