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생산·도축·판매 일괄처리
농식품부, 대형 도축·유통업체 ‘패커’ 육성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가 축산물의 유통단계를 줄이기 위해 생산과 도축, 판매를 일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유통업체(패커)를 육성한다. 또 현재 80개소에 이르는 전국 도축장을 2015년까지 36개소로 통폐합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7일 "산지 소값이 떨어졌음에도 음식점에서 파는 쇠고기 값이 내리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축산물 유통구조 때문"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농협의 쇠고기 유통업체인 '안심축산'을 패커로 육성해 생산ㆍ유통ㆍ판매를 일괄하는 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패커란 협동조합 형태의 대형 축산물 가공ㆍ유통업체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산물 가공ㆍ유통업체인 덴마크의 데니쉬 크라운, 뉴질랜드 폰테라도 여기에 속한다
농식품부는 농가는 생산ㆍ출하를, 지역축협은 수집ㆍ공급을, 안심축산은 가공ㆍ유통ㆍ판매를 전담하는 구조로 역할 분담을 확실히 나눈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축산물의 소비자 가격을 현재보다 6.5%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83개소인 도축장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36개 수준으로 감축하고, 지역별 도축장에 대해 규모화ㆍ현대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각 지역마다 거점 도축장을 만들고, 도축ㆍ가공ㆍ유통을 모두 연계한 경쟁력을 갖춘 축산 통합경영체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거점도축장으로 선정되면 최대 50억원의 운영자금이 무이자로 지원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또한 유통 과정에서 빚어지는 거품을 빼기 위해 쇠고기 도매업체와 정육점 간 거래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에 사이버거래소를 설치, 오는 7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17년까지 농협이 운영하는 정육점식당을 100개소로 늘리고, 일반정육점 중 안심축산물 전문점을 2015년까지 1000개로 늘려 판매망을 넓힐 계획이다. 또 오는 4월까지 특ㆍ광역시에 20개소의 직거래 장터도 개설한다. 유통경로별 공급량을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이력제를 현재 50% 수준에서 2015년까지 80%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4월엔 축산물 생산비의 40~50%를 차지하는 사료비에 대한 가격 안정 방안을 발표한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유통구조 개선의 핵심은 농가는 축산물을 제값을 받고 팔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축산물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직거래 형태의 유통을 늘려 비용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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