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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골프란 이런 것~" 아일랜드 골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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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골프란 이런 것~" 아일랜드 골웨이 12번홀 그린 앞에서는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가 연상되는 장면을 실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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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제3의 도시 골웨이(Galway)는 중서부 대서양 해안의 국제적인 관광도시다.

유럽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이다. 시내에서 30분 정도 동쪽으로 가면 '오란모어'라는 마을에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미국 외 100대 코스에 선정된 골웨이베이골프장이 있다. 1993년에 오픈해 역사는 짧은 링크스코스지만 대서양과 습지가 어우러진 파크랜드 스타일의 독특함으로 유명하다. 바람이 강하고 도그렉 홀이 많아 스코어를 지키기가 만만치 않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라이더컵과 월드컵에 참가한 적 있는 크리스티 오코너 주니어가 18홀(파72ㆍ7140야드) 규모로 조성했다. 얕은 능선에 걸려있는 대다수 홀들의 그린 뒤에는 먼 산이나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대서양과 하늘뿐이다. 거리목도 없다. 당연히 혼자서 거리감을 잡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골퍼라면 그러나 스스로 거리를 측정해 버디를 잡았을 때의 황홀감이 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출렁이는 파도와 바람소리, 갈매기 울음소리, 목장의 소와 양들의 울음소리가 화음을 이루며 골퍼를 무아지경에 빠지게 한다. 적막하고 고요한 페어웨이 한가운데서 대자연의 소리를 듣는다는 게 어쩌면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7번홀(파3ㆍ150야드)은 티잉그라운드에서 보면 호수를 넘겨야하는 상향홀로 스릴이 넘친다. 위기를 극복하고 그린에 안착했을 때의 짜릿함이 이곳에 있다.


샷 난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12번홀(파4) 그린 옆 호수를 바라보니 잔잔한 물 위에 백조가 한가롭게 물맥질을 하고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금방이라도 흘러나올 듯한 서정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친 자연을 상대로 하는 골프지만 이 홀에서는 마음의 평온함이 찾아 들어온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곳곳에 숨어있는 페어웨이 벙커가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가더니 강한 바닷바람이 당황스럽게 한다.


잔디는 바닥에 딱 붙어 페어웨이우드 치기가 어렵고, 그린 주변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바다를 향해 무척이나 빠른 그린이다. 18홀에 파는 4개가 전부다. 대부분 보기를 기록했고 더블보기, 트리플보기, 일명 '양파'도 몇 개씩 나와 100타를 훌쩍 넘기고 말았다. 물고기가 물결을 거스르지 않고 독수리가 역풍에 대항하지 않듯이 골프 역시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수도 더블린에서는 자동차로 4시간 이상 소요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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