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미국 남동부의 최대 도시 애틀란타로 떠나보자.
'남북전쟁'의 격전지다. 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저자 마가렛 미첼의 출생지이자 소설의 무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코카콜라 본사가 있고 CNN방송국 본부, 세계적인 항공화물운송사 UPS와 델타항공사 본사도 이곳에 있다. 미국의 3대 공과대학으로 꼽히는 조지아공과대학도 자리 잡고 있다. 인구는 52만명 중 40%가 흑인이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을 가기 위해 애틀란타에 도착했다. 친구를 만날 겸 2박을 하면서 데큘라시 인근 해밀턴밀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게 됐다. 마치 일류호텔 같은 으리으리한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니 종업원들이 나와 친절하게 맞아준다. 친구가 "미국 어디를 가도 조지아주처럼 인심이 후하고 친절한 곳은 없다"고 설명한다.
고급주택가 안의 퍼블릭코스다. 자연 그대로의 지형에 아름다운 풍경을 살리는 데 역점을 뒀다. 프레드 커플스와 설계가 제네베테스가 공동으로 디자인한 18홀(파72ㆍ6843야드) 규모다. 1955년 개장했다. 그린 주변을 멀티벙커가 겹겹이 둘러싸고 있고 그린 역시 미묘한 언듈레이션을 가미해 이방인 골퍼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짓밟아버린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게만 보이는 러프도 막상 다가서면 여간해서는 골프채가 빠져나오지 않을 정도로 깊다. 주택가에 거주하면서 자주 라운드하는 골퍼들에게 지루함을 주지 않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줬다. 대부분 티잉그라운드가 높아 벙커와 워터해저드가 즐비한 페어웨이는 더욱 좁아 보인다. 담력이 약한 골퍼는 첫 홀부터 주눅이 들어 어정쩡한 샷으로 불운을 자초한다.
까다로운 홀이 연속으로 이어져 주위 경관을 감상할 겨를도 없다. 매 홀마다 난이도를 적절히 배분해 골퍼들은 철저한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 잔디는 아주 부드러워 피치 샷을 하니 손바닥만 한 잔디가 날아가면서 그린 위에서는 백스핀이 걸린다. 마치 프로가 된 듯 기분 좋은 장면이 연출됐다. 애틀란타 전체 골프장 중 5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잔디 관리 상태도 아주 뛰어나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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