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코스피 2000선을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7주째 오르고 있는데 대한 피로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유럽발 유동성 확장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스 변수는 호재도 악재도 이미 시장에 반영된 분위기다. 이같은 분석에 전문가들은 '기간조정'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수는 당분간 박스권에서 지루한 행보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개별종목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껏 잘나갔던 IT와 금융주를 계속 들고 갈지, 새로운 틈새 주도주를 찾을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 애플의 상승세에 기대 IT주로 갈지, 유럽 위기감 진정에 따른 은행주에 배팅할지, 기간조정 기간 빛을 볼 수 있는 저평가 가치주에 주목할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때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코스피 2000선은 주의 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밸류에이션과 물가라는 숙제를 안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2월말까지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다. 29일, 2차 LTRO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간 글로벌 주도주는 유럽의 은행주였다. 지금부터는 미국의 애플을 보는 것도 방법이다. 전날 애플은 아이패드3 출시 기대감으로 500달러를 넘어섰다. 애플의 급등은 단순 주가상승 이상의 것들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아이패드3의 성능 향상은 업계 전체의 성능향상으로 이어진다. 최근 우리 증시에서 일부 하드웨어 부품주들과 소재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00을 넘은 코스피가 7주째 상승에 도전하고 있다.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유동성 확장과 맞물린 코스피 속등은 급락을 수반하지 않았다. 달러화 기준,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도 가격부담을 더는 요인이다. 2011년 8월초를 100으로 했을 때, 달러화 기준 코스피 회복수준은 86%로, 원화기준 91%보다 못미친다.
장세의 핵심인 외국인 유동성이 유지되고 있어 그간 유지해온 긍정적인 장세관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IT 및 금융주들에 대한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트레이딩 대응을 통해 철강/건설/화학/기계업종 대표주들의 순환매에도 동참이 가능한 시기다. 여기에 미국쪽 소비주(IT/자동차)들에 대해 단기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소비지표 개선 기대감에서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2009년과 지금의 상승세는 출발이유가 크게 다르지 않다. 2009년은 Fed의 양적완화 규모 확대, 지금은 ECB의 LTRO로부터 상승 랠리가 시작됐다. 2009년에서 2011년 상승사이클을 현재에 대입하면 지금은 상승사이클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국면에 위치해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국내증시는 기간 조정의 형태를 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상승 초기국면의 '유동성 확장 수혜와 낙폭과대' 컨셉트에 적합한 종목 및 업종보다 PBR 등과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를 적용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그리스 문제가 여전히 시장을 '일희일비'하게 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점차 희석화되고 있다. 그리스 문제가 시장의 발목을 잡아 넘어뜨릴 것이라는 투자자들도 많지 않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기에 박스권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장은 가격보다 시간조정의 형태로 지루한 구간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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