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베트남 투자 '러시'

<일본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현황/그래프: FT> 왼쪽: 베트남 투자 허가받은 일본 기업 수 현황(단위: 개) 오른쪽: 일본기업들의 베트남 투자액 현황(단위: 10억달러)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해 투자를 위해 베트남을 찾은 일본 기업 수가 사상 최대치로 급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일본 무역진흥기구인 제트로(Jetro)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는 208개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18억달러 이상 투자를 약속했다. 2010년에도 114개 일본 기업이 베트남행을 택했으며 2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세계 최대 타이어제조업체 브리지스톤과 일본 전자제품 제조업체 파나소닉은 중국에서 보다 싼 베트남의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비숙련공을 고용할 경우 중국에서 지불하는 월급 300달러(약 33만원)의 절반 또는 3분의 1만 내면 된다.

FT는 일본 기업들이 베트남의 값 싼 노동력과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노리고 베트남행을 택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발생한 대지진과 최근 불고 있는 엔화강세 바람이 기업들의 베트남행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프레쉬필즈 브룩하우스 데링거의 토니 포스터 파트너는 "일본 기업들은 일본에서 더 이상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도 지정학적 이유로 기업들의 동남아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일본 지진 발생 이후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덧붙였다.

제트로의 야마오카 히로카주 베트남 담당 대표는 "최근까지만 해도 많은 일본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중국의 위안화 가치와 근로자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중국-일본 관계가 나빠지면서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일본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베트남에 매장을 추가하는 일본 레스토랑 체인들도 점점 늘고 있다. 일식 레스토랑 이자카야 얀차의 나카오 신야 하노이 매장 매니저는 "많은 40대 일본 남성들이 베트남 여자친구들과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후 가라오케로 이동한다"면서 "더 많은 일본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안에 하노이 2호점을 오픈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