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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임원 도덕적 해이...등돌리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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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임원 도덕적 해이...등돌리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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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다.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에서는 오해 살 만한 행동을 아예 하지 말라는 선인들의 가르침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메디포스트는 최근 임원들의 지분 매각으로 뭇매를 맞았다. 지난 19일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의 품목 허가를 받은 메디포스트는 재료가 노출된 후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임원들은 주가가 한창 고점일 때 자사주를 매각했다. 황동진 사장은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보유주식 2만주를 장내 매도해 40억원 이상을 현금화했다. 한성호 이사 역시 비슷한 시기에 자사주를 매각했다. 회사의 내부 사정과 정보에 밝을 수밖에 없는 임원들이 절묘한 시점에 자사주 매각에 나서면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라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양윤선 대표마저 자사주 매각에 나섰다. 30일 양윤선 대표는 6만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최근의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회사 측은 이번 주식 매각 대금 105억원은 지난해 10월 인수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증여세와 양도세 납부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 사장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서는 스톡옵션 5년 만기가 임박함에 따라 행사하게 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황 사장의 경우 스톡옵션 만기일은 오는 3월이다. 아직 2개월의 시간이 남은 셈이다. 양 대표는 지난해 10월에도 주가 급등 시기에 11만주를 매각하며 200억원대의 차익을 남겨 눈총을 받았다. 당시에는 병원 설립을 위한 자금 마련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이후 병원 설립에 대한 계획은 전혀 발표된 바 없다.


거액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식을 매각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오해를 살 행동이 되풀이되며 그 오해는 불신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들은 투자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특히 상장사는 더욱 그렇다.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고 사사로운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투자자들은 등을 돌리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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