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자사 비방 도메인 주소 매입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최대 사모펀드(PEF)인 블랙스톤이 인터넷을 통한 비방을 사전봉쇄하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스톤이 자사에 비방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몇몇 인터넷 주소(도메인)를 조용히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블랙스톤의 매수시점은 미국에서 사모펀드들에 반대하는 정치적 여론이 형성되던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도메인 등록 기록에 따르면 브랜드 보호회사인 마크모니터는 블랙스톤과 블랙스톤의 CEO 스티브 슈워츠먼 회장에 대해 비방하는 '블랙스톤석스닷컴(blackstonesucks.com)' '슈워츠먼석스닷컴(schwarzmansucks.com)' 등을 등록했다.
블랙스톤과 마크모니터 측은 블랙스톤의 도메인 매입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마크모니터 관계자는 "이같은 도메인 매입은 대형 브랜드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라고만 답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얼마전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츄 주지사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될 경우 사모펀드에 대한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전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초반 2연전을 승리한 롬니는 사모펀드인 베인케피탈의 창업자다. 베인캐피탈 경영에서 물러난지 오래지만 그의 재산목록에서 여전히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고 대선에 나설 경우 그 과정에서 사모펀드 업계가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슈워츠먼 회장은 예상한 것이다.
통상 기업들은 홍보목적을 위한 도메인뿐 아니라 비방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도메인들까지 등록해 관리한다. 소비자들의 혼선을 방지하고 자칫 타인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여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반면 금융기관들의 경우는 달랐다. 돈과 개인 정보를 다루는 업무 특성상 '피싱'과 같은 범죄로 부터 고객과 자신들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블랙스톤은 아직 트위터나 페이스북 상에서 '블랙스톤석스'와 같은 계정을 확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런던의 법률회사 테이러 웨싱의 제이슨 러킨은 "일반적인 도메인 주소에 대한 우려는 일부분일 뿐이다. 이제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경우에도 대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기업 관련 도메인네임 가로채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울며겨자먹기로 투입하고 있지만 당장 12일 부터 새로운 주소 도입 규정에 의한 도메인 경매가 시작돼 앞으로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