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현대·우리證 노조 "회장 후보 절반 부적격"(종합)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한국금융투자협회 노동조합 등이 10일 마감된 금융투자협회 2대 회장 후보 등록자 6명 가운데 절반인 3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 협회장 선거에 난항이 예고된다.

금투협과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노조는 1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등 부적격 출마자 3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부적격 출마자가 사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선출 저지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는 공동 성명을 통해 "금투협은 회원사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원만히 조정하고 건전한 영업질서유지의 고유목적을 수행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선도해야 할 순수 민간 자율규제기관"이라며 "하지만 현재 금투협 회장선출과정을 지켜보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연임 금투협 노조위원장은 "차기 회장 관련해 노조는 업계에 대한 전문성, 수장으로서의 리더십과 포용력, 노사관계를 원만히 이끌 수 있는 역량 등을 보유한 인사가 선출돼야 한다는 원칙을 표명한 바 있다"며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일부 부적격한 출마자에 대해서는 강경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특정후보를 지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부적격 후보 근거는 크게 네가지다. 업계 경력이 짧아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소송의 당사자가 돼 있는 인사, 소통 부족으로 사내 노조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인사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특정지역 또는 특정학교 출신만을 등용해 라인조직을 형성하는 경우도 조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경수 사장은 오는 31일 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데 대한 위험부담과 관료 출신으로 업무 경력이 짧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박종수 전 사장에 대해서는 사내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점이 거론됐다. 유흥수 사장은 LIG증권의 모그룹인 LIG그룹이 LIG건설 CP(기업어음) 건으로 증권선물위원회에 의해 검찰고발 되는 등 도덕성 논란을 제기했다.

노조 측은 이번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일부 부적격한 출마자에 대해 사퇴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이들의 선출 저지를 위해 연대집회, 회원사 방문과 서신 발송을 통해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금투협 노조는 집회 신고까지 마쳤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현대증권은 조만간 퇴직연금사업자 선정에 나설 예정인데 부적격자 후보를 지지하는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는 불매 운동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후보 지원서류 접수를 마감한 결과 김성태 전 KDB대우증권 사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전상일 동양증권 부회장, 정의동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회장,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가나다 순) 등 6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