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메인 메뉴는 채끝 스테이크, 디저트는 이야기꽃 한다발

시계아이콘02분 1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신년모임하기 좋은 장소② 청담동 ‘본뽀스또’

메인 메뉴는  채끝 스테이크, 디저트는 이야기꽃 한다발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AD


‘완벽함’보다 ‘완벽에 가까움’에 더 끌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을 완벽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본인 작품에 항상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여백이 있기에 작품이 오히려 주목받는다고나 할까. 스스로 ‘빈틈없다’고 느끼는 작품은 보는 사람을 숨막히게 한다. 99%의 아슬아슬한 충만, 그 위태로움을 이어가는 균형. 이탈리안 레스토랑 본뽀스또가 남겨둔 ‘1%’의 여지를 지인들과의 담소로 메워보면 어떨까.

서울 청담동 90-25번지. 차가운 잿빛 건물이 우뚝 서있다. 현관은 서 있는 곳에서 반 층 정도 내려가 차분하게 위치해 있다. 누구든 양팔벌려 맞이한다기 보다 찾아오는 이에게 수줍게 자리를 내어줄 것 같은 모습이다. 오후 2시. 한창 해가 비칠 때 찾아갔던지라 문을 열자 갑자기 어두워지는 실내가 펼쳐졌다.

메인 메뉴는  채끝 스테이크, 디저트는 이야기꽃 한다발 안심가르파치오[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입구 왼쪽에는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다녀갔음을 알리는 사진과 사인 등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300개에 달하는 와인이 진열돼 있다. 본뽀스또의 실내는 한마디로 의아하다. 뜬금없는 곳에 중세시대에나 보일 법한 굵직한 기둥이 솟아있는가 하면, 벽이 있다 싶으면 덥수룩한 커튼이 무겁게 걸려있다.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는 모두 제각각의 모양새를 뽐낸다. 무대를 모티브로 했는지 식사 공간은 마치 무대 위에 테이블을 듬성듬성 놓아둔 것 같다. 툴루즈 로트렉의 ‘물랭루즈에서, 춤’이란 작품이 생각난다. 그림 속의 인물들이 나타나 테이블을 치우고 춤을 춘다고 해도 전혀 어색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1999년 오픈한 이곳의 고객층은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며 주로 여성이다. 실제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낮은 음성으로 수다를 늘어놓고 있었고, 한편에서는 50대 부인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때가 때이니만큼 신년 모임도 자주 열린다. 새빨간 초가 층계마다 놓여있는 긴 계단을 따라가면 프라이빗룸 4개가 마련돼 있다.


룸은 이탈리아 도시 이름을 따 Siena, Mantova, Como, Verona로 지었다. 방 구조는 저마다 다르며 수용인원은 4명에서 24명까지 다양하다. 100여명의 대규모 연회도 가능하다. 아무렇게나 테이블을 턱턱 놓아놓았기에 이를 재배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때문에 웨딩을 치르는 고객도 왕왕 있다.


신년모임을 할 공간은 충분한 셈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추천하고 싶은 요리는 세 가지다. 우선 ‘그릴에서 구운 채끝 스테이크.’ 스테이크는 의성한우1++등급만을 사용한다. 의성한우는 탄력 있는 육질과 진한 육즙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전남 신안군 갯벌에서 채취한 함초소금으로 밑간을 하고 레드와인 소스로 맛을 냈다. 가니쉬로는 버섯, 선드라이드 토마토, 통감자가 나온다. 모든 재료는 불에 잠깐 그슬린 정도다. 특히 감자는 거의 익지도 않았다. 이마저도 상쇄할 만큼 훌륭한 육질이 인상 깊다.


메인 메뉴는  채끝 스테이크, 디저트는 이야기꽃 한다발 구운 해산물 모둠요리[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다음으로는 ‘그릴에서 구운 해산물 모둠요리’를 추천한다. 살짝 구운 킹프라운, 랍스타, 통오징어, 전복, 키조개관자, 광어와 신선한 채소에 아메리칸 소스를 가미했다. 광어는 신선도에 따라 농어로 대체되기도 한다. 생선요리 하나를 시키는 것보다 모둠으로 시키면 나눠먹기에 좋다.


메인메뉴를 먹기 전에는 ‘안심 카르파치오’로 시동을 걸어보자. 청정 한우를 허브로 하루 동안 마리네이드 했다. 그 후 참숯으로 겉면을 살짝 익혀 트러플 오일 드레싱과 루꼴라, 레지아노 치즈로 맛을 더했다. 듬뿍 갈아 얹힌 치즈가 다소 거치적거릴 수도 있겠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라지만 씹는 맛은 거의 없다.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고 돌아 끝내 상큼한 기운을 남긴다. 식욕을 돋우기에는 충분하다. 구이요리에는 모두 유명산 친환경 참숯을 사용한다. 그 향내가 남다르다.


본뽀스또(Buon Posto)는 ‘좋은 장소’란 뜻으로 패션디자이너 ‘강희숙’씨의 작품이다. 흔히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결과물을 내놓을 때 ‘출산했다’고 표현한다. 디자이너로만 30년 간 살아온 그녀가 외식업에 발 디딜 때 그 산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된다. 이곳의 요리에는 각각 고유의 맛이 살아 숨쉰다. 접시위에 올라온 갖가지 재료들은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겸손하게 자리를 내어준다. 참 솔직한 맛이다 싶다.


메인 메뉴는  채끝 스테이크, 디저트는 이야기꽃 한다발 한우 채끝 스테이크[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사실 이탈리안 레스토랑하면 1980-90년대에나 알아줬지 지금은 너무 많아서 탈이다. 차별점이라고 하면 무심한 듯 멋스러운 인테리어다. 패션 디자이너가 본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레스토랑에는 소홀하지 않겠는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 무심함이 오히려 돋보인다.


때 지난 크리스마스 장식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방 구조도 제멋대로다. 식탁보는 다소 촌스럽기까지 하다. 벽 여기저기에 묻은 얼룩, 어떻게 불을 붙였기에 녹아서 제 멋대로 뻗쳐있는 초, 그리고 떨어진 건지 걸지 않은 건지 바닥에 놓인 큰 그림. 이 모든 게 자칫 압도적일 뻔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이곳을 찾은 고객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돌린다. 신년의 이야기꽃이 다소곳이 뿌리내릴 수 있게 말이다.


추천메뉴 그릴에서 구운 한우 채끝 스테이크 4만6000원, 그릴에서 구운 해산물 모둠요리 4만2000원, 최상급 한우 안심가르파치오 2만원.
위치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0-25. TABLE 2025건물에 위치.
문의 02)544-4081~2(청담동 본점)


이코노믹 리뷰 박지현 jh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