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만기 145억 유로 갚은 돈 없어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그리스정부가 2차 구제금융이 집행되지 않을 경우 유로존 탈퇴하겠다고 3일 밝혔다.
그리스 정부가 유로존 탈퇴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언은 추가 구제금융 지원 조건인 그리스 정부 긴축재정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이 달 하순 유럽연합(EU)가 그리스에 감사단을 파견하는 시점에 앞서 일종의 신경전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 얻은 이익보다는 비용이 훨씬 클 것”이라며 “그리스도 이 같은 사실을 명백히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AP와 CBS에 따르면 판테리스 카프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1300억유로(148조9800억원) 규모의 2차 구제금융이 집행되지 않으면 유로화를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3-4개월 간의 채무 협상이 그리스가 국가부도에서 벗어날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부채가 3500억유로에 달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내몰린 그리스를 위해 EU는 2010년 5월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했고, 지난해 10월에는 2차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했었다.
그리스 정부는 추가적인 구제금융을 통해 이후 국내 총생산 대비 160%에 달하는 부채비중을 120%로 낮춘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문제는 협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돼도 그리스에 대한 외부 지원이 이것으로 충분한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게다가 투자자가 협상에 자발적으로 동참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들이 협상을 거부한다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은 혼란에 빠져들게 된다. 당장 오는 3월 만기 채권 145억 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EU나 국제통화기금의 추가 지원이 없으면 그리스는 갚을 돈이 사실상 없다. 이 때문에 유로존 붕괴가 현실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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