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폰에 이어 스마트 TV시장 경쟁 불가피 할 듯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애플 아이폰에 모바일용 프로세서(AP) A5칩을 전량 납품했던 삼성전자가 이번엔 애플이 직접 제작하는 스마트 TV인 아이티브이(i-TV)에도 핵심용 칩을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특히 아이TV는 기존 세톱박스형이 아닌 디스플레이 일치형인 TV세트가 될 것으로 보여 스마트 폰에 이어 세계 TV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1일 영국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나올 애플의 iTV세트에 들어갈 중앙처리장치(PC의 CPU 역할을 하는 스마트TV용 시스템온칩)를 생산해 애플사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칩 설계와 개발은 애플이 담당하고 삼성전자는 제조만을 담당하는 위탁생산(파운드리) 형식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스마트폰 분야에 진출했을 때부터 핵심 반도체 부품을 공급해왔다. 아이폰3GS까지는 스마트폰 AP를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해 공급했다. 애플이 AP 기술 내재화를 위해 PA세미라는 반도체 개발회사를 인수한 후부터는 AP 개발은 애플이 직접 담당하고 있지만 제조 생산은 여전히 삼성전자가 100% 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이외에도 사프를 통해 아이TV의 핵심부품인 디스플레이를 제공받아 시제품을 제조해 성능검사에 들어 간 것으로 보인다. 크기는 초기 32, 37인치 두 종류이며 올 2분기내지 늦어도 3분기 안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아이TV는 아이폰과 여러모로 닮았다. 신형 아이폰4S에 들어가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가 탑재되어 목소리를 통해 TV의 볼률 조절, 채널 변경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또한 아이폰의 소위 콘텐츠 허브라 할 수 있는 ‘아이튠즈’과 연계해 다양한 음악과 영화들을 다운받아 즐길 수 있게 할 전망이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칩 분야에선 애플과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휴대폰 판매 및 제조 특허 분야에선 첨예한 경쟁을 치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애플의 완성형 세트 형태인 아이TV가 판매될 경우 TV시장을 놓고 다시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2.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 세계 TV 4대 중 1대가 삼성전자가 만든 제품인 셈이다. 특히 IT 선진국인 북미 지역에서는 시장점유율이 40%에 육박한다.
하지만 애플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다양한 ‘킬러’컨텐츠로 무장한 아이TV가 시장에 선보이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을 상당수 잠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샤우 스턴 에이지 애널리스트는 “시청자들의 취향에 맞게 TV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패키지를 제공하는 등 콘텐츠 중심의 TV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아이튠즈에서 제공되는 음악과 영화 외에도 TV용 생방송들도 함께 제공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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