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올해 증시는 지지부진했지만, 상장사 임원들은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주가가 100만원대에 안착하는 등 약진한 삼성전자의 임원은 최대 63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2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스톡옵션 행사로 5억원이 넘는 스톡옵션차익을 올린 상장사 임원은 총 27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20명이 삼성전자 임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스톡옵션 세전 매각차익 총액은 364억5000만원에 달했다.
스톡옵션이란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특정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낮은 행사가격으로 취득한 후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해 차익을 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기업 경영진에게 회사가 보상 성격이 크다.
이선종 삼성전자 부사장은 올해 62억8000만원의 차익을 올려 상장사 샐러리맨 중에 스톡옵션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지난 2001년 주당 19만7100원에 삼성전자 1만 주를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이 부사장은 이 가운데 2400여주를 올해 2월 96만원대에 팔았다. 이달 23일에는 5100여주를 105만원대에 추가로 처분했다. 스톡옵션 차익에 부과되는 40%가량의 세금을 공제해도 37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미국 SAS법인장인 한우성 전무는 19만원대에 산 주식을 93만원대에 팔아 33억6000만원의 차익을 남겼고, IT솔루션사업부장인 남성우 부사장이 29억1000만원, 올해 승진한 김석기 전무와 김혁철 전무가 각각 22억4000만원, 21억8000만원을 스톡옵션으로 벌었다.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 1만1200주, 120억원 상당을 보유한 주식부자로 꼽힌다. 스톡옵션 행사와 장내 매수한 주식 처분으로 올해 20억8000만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전자 김윤근 전무(20억8000만원), 이기옥 상무(19억원), 정현석 상무(17억8000만원), 이현동 전무(16억5000만원), 최창식 부사장(15억6000만원) 등도 10억대 스톡옵션 차익을 냈다.
엔씨소프트, 에스엠, 안철수연구소, NHN 등 올해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상장사 임원들도 스톡옵션으로 큰 돈을 거머쥐게 됐다.
이희상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올해 4500주의 스톡옵션 주식을 장내에서 처분해 11억8000만원의 차익을 남겼고, 엔씨소프트 노병호 전무와 곽순욱 전무도 각각 7억원대의 스톡옵션 매각차익을 거뒀다.
에스엠의 김영민 대표는 2008년 주당 2510원에 부여받은 3만주를 올해 9월 주당 3만7000원대에 매각해 11억2천만원의 차익을 챙겼다. 3년 반의 수익률은 1500%에 달한다.
안철수연구소의 김홍선 대표는 주당 1만350원에 받은 스톡옵션 중 2만주를 올해 10월 6만2000원대에 처분해 5억2000만원을, NHN의 신중호 이사는 6억8000만원에 달하는 스톡옵션 처분이익을 올렸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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