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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운 産銀, 다음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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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산업은행의 수신고가 당초 목표치인 4조5000억원을 훌쩍 넘어 5조원을 돌파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추진한 예금상품 등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27일 산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수신고는 이달 중순까지 총 5조3400억원을 기록, 지난해(2조2000억원) 수신고의 2배를 넘어섰다. 산은은 원래 목표치였던 3조5000억원을 상반기 중 조기 달성하자 지난 7월께 목표를 4조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 목표마저도 넘어선 것.

두 번씩이나 목표를 초과 달성한 배경에는 강 회장이 직접 주도한 '공격경영'이 있었다.


스포츠 마케팅을 이용한 예금상품은 저금리 시대에 예금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산은은 평창 올림픽, 대구 육상선수권 대회, 영암 국제자동차경주대회 등 굵직굵직한 대회가 있을 때마다 관련 예금상품을 마련, 수신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금리를 더 얹어주는 식으로 예금자들을 끌어들였다.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무점포 금융상품 다이렉트 뱅킹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직접 은행원이 고객을 찾아가 본인확인 작업을 마치고 계좌를 만들어주는 이 상품은, 시중은행에 비해 지점이 현저히 적은 산은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것이다. 지점 관리비용을 줄여 수시입출금식 통장임에도 불구하고 연 3.5%의 이자를 얹어주는 것.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공격경영에 대해 "국책은행이 고금리를 내세워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산은의 입장은 확고하다. 예대마진을 줄여 고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오히려 예금자들에게 득이 된다는 것.


하지만 이처럼 고무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민영화로 가는 길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많다. HSBC 서울지점 인수가 2개월째 양해각서(MOU)도 작성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상태이기 때문. 우리금융 인수에 실패한 산은으로서는 HSBC 서울지점이라도 인수해 지점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산은은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여전히 여유를 부리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인수가 결렬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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