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book돋운 젊음, 분통 청춘아 상처 좀 보자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이번엔 '청춘'이다. 이들 책 세 권은 이 시대의 청춘을 감싸 안는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스티브 잡스', '닥치고 정치'다. '청춘'에게 이야기한다는 것 말고 이 책들의 공통점이 또 있다. 모두 짧게는 여러 주, 길게는 수십 주 동안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린 책들이다. ▶관련 기사: 본지 26일자 20면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아픈 청춘을 보듬었고, 월터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에서 '잡스처럼'을 열망하는 청춘에게 힘을 줬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또 '닥치고 정치'로 들끓는 청춘과 함께 했다. 올 한 해 '청춘'을 사로잡은 인물들이라 할 만하다.
이들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넸는지 살짝 엿보자면 이렇다. 김 교수는 자신을 두 아들을 둔 평범한 아빠, 같이 소주 한 잔 마실 수 있는 선배, 부모에겐 말 못할 고민을 해결해주는 삼촌이라고 소개한다. 좋은 선생은 학생들을 꿈꾸게 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믿는다는 그다. 김 교수가 책을 쓴 이유기도 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엔 마음을 울리는 글들이 가득하지만, 그 중에 제일은 역시 김 교수가 아들에게 쓴 편지다. '이 책은 너를 생각하며 썼어. 내 아들에게 들려주지 못할 이야기라면 다른 집 자식에게도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런 아비의 글을 가슴으로 읽었길 바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가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러므로 너무 흔들리지 마라. 담담히 그 성장통을 받아들여라.'
스티브 잡스는 수많은 청춘들에게 열망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자신이 일군 회사를 쫓기듯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세계 최고라는 칭호를 얻기까지, 그는 끊임없이 달렸다. 이젠 그가 떠나고, 책만이 남았다. 그의 유일한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다.
지난 10월 말 이 책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가 생모와 친여동생을 만나게 된 일화, 그가 만난 여인들 등에만 관심을 쏟았다. 잡스가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그의 복잡한 가족사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 기회에 다시 '스티브 잡스'를 집어 들었다면 꼭 잡스가 청년들에게 말하는 내용들을 찾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요즘 학생들은 경영수업만 열심히 받지 이 시대에 고민해야 할 철학적인 문제들에 시간을 쏟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잡스의 말은 김 교수의 말과도 맥락이 닿는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스티브 잡스'가 정도(正道)를 걷는다면, '닥치고 정치'는 여기서 조금 벗어나 있다. 아니, '많이'라고 해야 더 맞을 것 같다. 시작부터 거침없는 반말이다. 솔직하다. 책의 머리말에서부터 '다음 페이지부터 펼쳐질 내용. 어수선하다. 근본도 없다. 막 간다. 다만 한 가지는 약속한다. 어떤 이론서에도 없는, 무학의 통찰은 있다. 물론, 내 생각이다'라고 쓰고 있을 정도다.
'닥치고 정치'의 이런 점이 아마도 들끓는 청춘을 붙잡아 세운 모양이다. 지난 10월께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닥치고 정치'가 아직까지도 그 이름을 올려두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지음/ 쌤앤파커스/ 1만4000원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 민음사/ 2만5000원
닥치고 정치/ 김어준 지음/ 푸른숲/ 1만3500원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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