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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디플레 위험시 ECB 양적완화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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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기 집행이사 주장..ECB 국채 매입 확대도 시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로렌조 비니 스마기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난다면 ECB가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 확대 여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ECB 고위 관계자가 사실상 국채 매입 확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어서 스마기의 발언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발언은 ECB의 독립성 훼손 등을 이유로 ECB가 유로존 국채 매수 규모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다른 집행이사들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또한 유로존 경제 위기가 심각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스마기 집행이사는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나면 유로존 경기 부양을 위해 ECB가 양적완화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스마기 집행이사의 발언은 ECB가 유럽 경제 부진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 도구를 확대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과 영국 등은 디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나면서 이미 대규모 양적완화를 취했지만 아직 유로존에서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스마기 이사는 "상황이 변한다면 유로존이 그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찾지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기 이사는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단호한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ECB가 유로존 국채 시장 개입을 확대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국채 금리와 다른 국가 국채의 금리차에 대한 한도를 정해놓고 시장에 개입하는 등의 방식이 발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EU가 중앙은행이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최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ECB의 국채 매입 확대는 유럽연합(EU) 조약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최우선 과제는 유럽에서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ECB의 신뢰도를 깨뜨리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스마기 이사는 양적완화에 대해 거의 종교적인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꼬집었다. 스마기 이사는 오히려 금융시장이 ECB의 기준금리 결정을 실물 경제에 전파하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한 행동의 의무가 ECB에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책결정자들이 조치를 취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법률가(lawyer)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스마기 이사는 또 그는 유로의 성공이 영국의 이익이 될 것이라며 영국이 지난 9일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재정협약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ECB는 영국이 어려움에 처하면 분영히 영국을 도울 것"이라며 "나는 호혜적인 태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스마기 의원은 이달 말 ECB 집행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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