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럽중앙은행이 21일(현지시간)부터 유럽 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3년만기 장기대출을 약 1% 금리로 무제한 공급할 예정인 가운데 시중 은행들의 자금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로존 국가들의 부채 위기가 심화되면서 국채 수익률이 연일 치솟자 유럽권 은행들은 신용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금까지 ECB의 대출프로그램 만기는 1년이 가장 긴 것이었으나, ECB는 3년만기 프로그램을 통해 유동성 공급은 물론 시중 은행의 차환 부담도 줄여줄 계획이다.
일단 ECB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높아 유럽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이날 스페인 정부가 실시한 3개월과 6개월물 단기국채 입찰은 56억유로 규모를 발행해 목표치를 웃돌았고 발행수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FT는 일부 은행들의 경우 ECB의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 데 부정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으며, 이는 자신들의 취약함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주 “ECB의 유동성공급에는 어떤 낙인(Stigma)도 없다”면서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앞서 ECB가 실시한 가장 큰 규모의 단일 대출프로그램은 2009년 6월의 4420억유로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수가 이번 LTRO의 경우 총 규모는 이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이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휘 반 스티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이 우려하는 낙인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 정책입안자들이 은행들에게 LTRO에 적극 참여를 독려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까지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많은 은행들이 ECB앞에 줄을 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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