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13일(현지시간) 일제 상승 출발한 유럽 증시가 스페인 대규모 국채 발행과 독일 경제 지표 호조에도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유럽증시는 영국 FTSE100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15% 오른 5490.15로 마감했다. 반면 프랑스 CAC40지수는 0.35% 하락한 3078.72로, 독일 DAX30지수는 0.19% 떨어진 5774.26에 거래를 마쳤다.
스페인 국채 발행 등의 영향으로 유럽증시가 재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유로존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페인은 이날 당초 목표치보다 훨씬 큰 규모인 49억4000만 유로(65억2000만 달러)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스페인이 원래 목표했던 건 42억5000만 유로였다.
리차드 맥과이어 라보뱅크 전략가는 이와 관련해 "스페인 국채가 성공적으로 발행됐지만 여전히 문제가 되는 이슈들이 남아있다"며 "이번 국채 발행의 성공적인 흐름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울라이크 론도르프 코메르츠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또 "수요가 생각만큼 심하게 감소하진 않았다"며 "이런 현상이 독일 경제가 불확실한 쇼크에 휘말렸던 2008년과 같다는 공포를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독일 ZEW 투자자신뢰지수가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독일 12월 투자자신뢰지수는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해 -53.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55.2와 전문가 예상치인 -55.8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독일 12월 투자자신뢰지수가 상승한 건 10월 독일 산업 생산이 예상보다 좋았고, 신흥 시장 덕분에 제조업 주문이 다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에 하락세를 보인 실업률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재정 적자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이렇게 경제지표 상승세를 기대할 순 없다는 분위기다.
카스턴 클루드 M.M. 와버그앤코의 선임 투자 전략가는 "재정 적자 문제는 여전히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며 이 문제가 해결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독일 투자자신뢰도는 앞으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필립 무실 셈퍼 콘스탄티아 프라이빗뱅크 자산운용가는 또 "우리는 아직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치인들이 제대로된 프레임,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로는 11개월 만에 달러대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역시 유로존 재정 위기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었다. 오전 11시49분 현재 유로는 0.8% 하락해 1.3085달러 수준이다.
존 맥커시 ING 상무이사는 "유로존 안에 흐르는 압박감을 여전히 볼 수 있다"며 "유로는 그 가치가 이미 많이 떨어졌으며 앞으로도 더 그럴 것"이라고 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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