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 가능성을 부인하고 유럽 은행들이 추가로 자금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8일(현지시간) 유럽 주식시장에서 주요 증시는 크게 하락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1.14% 내린 5483.77에 거래를 마감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2.53% 하락한 3095.49, 독일 DAX30지수는 2.01% 떨어진 5874.44를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일제히 상승 출발했지만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로 내림세로 급반전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지난주 추가 국채 매입을 시사하지 않았다"고 말해 ECB의 추가 조치를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1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재정 협약 개정에 합의하면 국채 시장에 보다 공격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추가 국채 매입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판단했지만 이를 부인한 것이다.
ECB는 대신 기준금리를 전월 대비 0.25%포인트 추가 인하한 1%로 결정했다. 기존보다 대출 기간이 1년 더 긴 3년 만기의 장기 대출도 제공하기로 했다.
유럽 은행권이 그리스 국채 손실에 따라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이날 유럽은행이 1147억유로의 추가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만 해도 EBA는 유럽 은행권이 1060억유로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지만 한달여만에 80억유로를 추가 확보해야 하는 지경이 된 셈이다.
루이스 캐피털 마켓의 존 플라사드 디렉터는 "시장은 향후 3일간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럽 정상들은 정상회의를 갖고 경제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EU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두 번째 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라고 말해 해결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EU의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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