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 심사 후 투자 철회 밝혀…방통위, 실무진 긴급 회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한 제4 이동통신사업을 준비중인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컨소시엄에서 주요주주중 하나인 현대그룹이 투자를 전면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12일 현대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유앤아이를 비롯해 현대증권이 조성할 예정이었던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가 전면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현대유엔아이가 350억원, 현대증권은 사모펀드를 통해 1450억원을 모아 총 1800억원을 IST 컨소시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현대그룹측은 정확한 투자 철회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컨소시엄 내부에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현대유엔아이측은 "제4이통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투자하기로 했지만 컨소시엄 내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있어 원만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돼 투자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ST는 설립 초기부터 중소기업중앙회가 직접 투자를 진행한다고 했다가 이를 철회하고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별도 투자에 나서는 등 투자자 유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향후 사업 방향과 경영권의 향방과 관련해서도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부터 IST 컨소시엄과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 두 곳을 놓고 사업승인 심사에 들어갔다. 두 컨소시엄 모두 적격심사는 통과했다. 적격심사에서는 주요주주와 임원들의 범죄 행위가 있었는지, 외국인 지분이 과도하게 많은지를 심사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IST 컨소시엄에서 현대그룹이 투자를 철회하면서 사업승인 심사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기간통신사업에서의 외국인 지분은 49%로 제한돼 있다. 현대그룹이 빠질 경우 IST 컨소시엄이 유치한 외국인 지분이 49%를 넘어설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자동으로 IST 컨소시엄은 탈락한다.
적격심사에 별 문제가 없어도 주요주주 구성이 바뀐 점이 변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미 사업승인 심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주요주주의 변동이 심사 탈락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주요주주 중 하나가 투자를 아예 철회했기 때문에 사업승인 심사가 그대로 진행되서는 안될 것"이라며 "심사기준에도 사업승인 심사 이후에는 주요주주가 변경되면 안된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KMI의 제4이통 사업승인 심사를 두 차례 거절한 이유로 주요주주 구성을 문제 삼았다. 때문에 IST의 주요 주주가 변경된 상황에서 아예 IST 컨소시엄이 탈락하고 KMI가 혼자 심사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방통위 실무진들도 긴급 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방통위는 현대그룹이 투자를 철회할 경우 법률자문을 통해 IST의 심사를 지속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IST를 통해 현대그룹의 투자 참여 철회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법률적으로 면밀히 검토를 해 심사를 계속 진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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