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가솔린 하이브리드 자동차 광고를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동안 잠잠했던 하이브리드차 얘기를 꺼냈다. 5일 열린 현대ㆍ기아차 경영전략회의에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요즘 나오는 하이브리드차 광고가 너무 어렵다"면서 "하이브리드의 특징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하이브리드차 홍보를 다시 언급한 것은 예상보다 판매가 더디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6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1월까지 총 6510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당초 올해 판매목표를 1만1000대로 설정할 만큼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현재까지 목표달성률은 59.2%에 불과하다.
기아차 K5 하이브리드는 올해 6~11월까지 판매대수가 4529대로 당초 목표치인 6000대의 75.5%를 나타냈다.
친환경과 성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판단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정 회장은 차량 자체 보다는 기술을 알리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판매가 예상치를 밑도는 것은 하이브리드차를 일반 대중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여기는 것 같다"면서 "전달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특히 친환경과 경제성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게 미흡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의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지난 5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했을 당시 "하이브리드차 광고를 적극 진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독자기술로 개발한 만큼 현대ㆍ기아차의 기술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는 새 광고 만들기에 돌입한다. 그동안 독자기술을 알리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실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한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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