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일 오후 지상파방송 3사와 케이블TV 업체 사장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하고 재송신 협상방안을 발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상파방송 3사가 방통위가 거짓 발표를 했다며 사장급 협상단 구성을 거부하고 나서며 방통위가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 시정명령을 즉각 내리기로 결정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5일 정오까지 지상파 3사가 사장급 협상단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3사와 케이블TV 업체들에게 시정명령을 즉각 내리겠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3사 사장단이 전체회의에 참석해 방통위의 권고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해 놓고선 성명서를 내 놓으며 방통위가 거짓 발표를 했다고 몰아세우고 있다”면서 “더 이상은 좌시하지 않고 즉각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2일 지상파방송 3사 사장들에게 7일간의 재협상과 재협상 기간 중 간접강제금 면제를 요청했다. 당시 지상파 3사 사장들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지상파 3사는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방통위 담당 국장이 지상파 3사가 사장급 협상단을 구성해 재전송 문제를 논의하고 7일간의 재협상 기간 동안 간접강제금을 면제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다.
지상파 3사는 각 사 사장들이 개별 합의한 내용일 뿐, 3사의 공통된 의견은 아니라고 밝혔다. 각 사 사장들이 합의한 내용은 인정하면서도 공통된 의견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 놓은 셈이다.
케이블TV 역시 다시 한번 말을 바꾼 지상파 3사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달 24일 지상파 협상단 대표였던 김재철 사장이 재송신료를 가입자당 28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겠다며 구두로 합의한 이후 서면 합의에서 이를 번복했던 일에 이어 두번째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당시 김 사장은 구두 합의 이후 서면 합의에는 응하지 않았다. KBS와 SBS의 경우 들은 적도 없다며 케이블TV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후 지상파 협상단 대표는 우원길 SBS 사장으로 변경됐다.
방통위는 지금까지 지상파 3사의 입장을 최대한 수용해왔다. 지난 2일 전체회의에선 지상파 3사의 요청에 따라 회의까지 비공개로 진행했다. 당초 방통위는 공개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지상파 3사가 영업기밀과 협상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해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지상파 3사가 전체회의에서 한 얘기까지 번복하고 나서자 방통위도 즉각 시정명령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3사의 입장이 워낙 다르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지난번 구두 합의도 그렇고 이번에 양측이 협상 재개에 합의하고 HD방송 송출을 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상파가 말을 바꾼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고 말했다.
시정명령을 받으면 양측 방송사업자는 서로를 비방하는 자막고지를 못하게 된다. 케이블TV 업체들은 HD방송을 재송출하고 지상파 3사는 시청자들이 지상파를 직접 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수신환경 개선 방안을 3일내로 마련해 방통위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케이블TV 업체들도 지상파 3사가 사장급 협상단을 거부하고 나서자 비상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케이블TV 업체들은 지상파 3사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아날로그 방송까지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지상파 3사의 성명서는 갈데까지 가보자는 얘기”라며 “만약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날로그 방송까지 송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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