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현대자동차의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에 굴복한 카드회사들의 처신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권 원장은 1일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양극화가 심화되고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굴지 대기업의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적절치 않고 신중치 못한 처사"라며 "앞으로 다른 대기업들의 인하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국내 7개 전업카드사에 대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기존 1.75%에서 1.7%로, 체크카드 수수료는 1.5%에서 1.0%로 내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ㅇKB국민카드가 유일하게 수수료율 인하 제의를 거절했다가 지난 4일부터 현대차 구매 때 카드 결제를 거부당했으며, 지난 30일 현대차 요청을 전격 수용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ㆍ한국GMㆍ쌍용 등 국내 상용차 업체들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를 위해 준비작업에 들어간데 이어 대형마트 업체들도 인하 요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원장은 "수수료 문제는 가맹점과 카드사 간 사적계약으로 감독당국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대기업 수수료 인하로 경제적 약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들게 되고 경제적 약자의 박탈감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수수료 인하 우선 순위는 경제적 약자"라며 "대기업은 지금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는 만큼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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