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금융토크, 참여형 감독행정 등 소통 강조
금융회사 불신해소, 금융현안 길틔우기 적극 나서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금융에 대한 몰이해가 반(反) 자본주의 정서를 확산시키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소비자와 업계 등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대화 창구를 넓혀달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간부회의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언급한 말이다. 올해 취임 직후 조직 개편, 금융회사 검사 강화 등 분위기 쇄신에 몰두해왔던 그가 금융권 안정을 위한 소통의 아이콘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1일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금융 전반에 대한 불신이 대출 금리, 카드 수수료 등 금융현안을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권 원장의 생각"이라며 "감독원의 임직원 모두가 폭넓은 커뮤니케이션에 나서는 구체적 방안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금감원이 내놓은 '참여형 감독행정' 강화 방안에는 권 원장의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됐다. 은행,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업권별 최고경영자(CEO) 및 실무진과 당국이 분기별 1회 이상 모여 금융현안을 논의해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로 했다.
특히 금융회사 종합검사에 앞서 검사 방향을 전달하고 협조를 구하는 파트너십 미팅에 부원장보 등 간부가 참여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대학생과의 금융토크 등 시장참여자들과의 만남도 자주 마련할 방침이다. 내년 금감원이 성인들의 생애주기별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토론 중심의 금융교육에 직접 나서겠다는 것.
지난달 28일 이화여대생과의 자유토론에서 해외자본에 대한 높은 의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생각들을 접한 뒤 금융교육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 확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몇몇 대학과 지자체, 대기업 등에서 금융토크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며 "앞으로 홈페이지에 토론 녹화영상을 올리는 등 산학연계 금융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의 소통 리더십은 사내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연중 지속된 혁신의 피로감이 누적돼 있는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최근 부서별 순환 미팅 등 임직원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하고, 팀장급 이하 실무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근무환경 개선 건의도 수렴하는 등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권 원장이 직원들의 편안한 휴일을 위해 일요일 출근을 자제하고 있다"며 "평일에도 자율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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