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TV 조선, 채널 A, MBN 등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채널)의 채널 번호가 종편채널 개국 이틀을 앞두고 배정됐다. CJ 헬로비전, C&M, 티브로드, CMB 등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과 IPTV,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13번에서 20번 사이에 종편채널의 채널을 배정했다. 당초 종합편성채널 4개사는 채널이 연속적으로 붙어있는 채널 연번제와 전국적으로 동일 채널, 그리고 채널 접근성을 위해 10번 대의 채널을 배정해 달라는 주장을 계속했다.
지난 29일까지 각각의 SO와 종편 채널 간의 개별 협상이 이뤄진 끝에 종편채널의 요구는 일부만 받아들여졌다. 전국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비전은 14번에 JTBC, 16번에 MBN, 18번에 채널A, 19번에 TV조선을 배정했다. 서울지역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MSO인 C&M은 15번에 JTBC, 17번에 채널 A, 19번에 TV조선, 20번에 MBN을 배정했다. 티브로드는 17번에서 20번까지 채널A-MBN-TV조선-JTBC를, CMB 역시 17번에서 20번까지 JTBC-MBN-TV조선-채널 A 순으로 배정했다. CJ헬로비전과 CMB는 가입자의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채널 번호가 부여됐다. 그리고 IPTV는 15번에 JTBC, 16번에 MBN, 18번과 19번에 각각 채널 A와 TV조선을 배정했고,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 측은 채널 A를 13번에, JTBC를 15번에, MBN을 16번에, 그리고 TV조선을 19번으로 확정했다. HCN과 지역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아직 협상 중이다.
“채널 번호를 협상하는 방식 자체가 사실상 특혜”
보통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SO에 방송할 수 있는 채널을 얻기 위해서는 콘텐츠 투자 계획서를 제출하고, 같은 카테고리의 방송을 비슷한 숫자 대에 넣는 조건으로 채널을 배정받는다. 그러나 CJ헬로비전 관계자는 <10 아시아>에 “원하는 채널번호가 중복됐을 때는 추첨하는 방식으로 번호를 배정했다”며 종편채널은 기존의 방식돠 다르게 채널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티브로드, CMB 등도 같은 방법으로 채널 배정을 진행했다. C&M만 채널을 배정해 각 종편 채널에 통보했고, 비교적 뒷 번호를 배정받은 MBN측은 “일방적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영주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정책위원은 “사실상 특혜라고 볼 수 있다. 채널번호를 놓고 협상하는 방식은 채널을 배정하는 PP와 다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적 개입 없이는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채널 협상) 막바지 단계인데, 방통위의 협조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일하겠다”며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기존과 다른 방식을 통해 종편채널의 채널이 배정되면서 기존 PP의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티브로드는 “15번부터 19번까지 편성되었던 E채널, 채널 뷰, 스크린, 시네F, 드라마큐브가 30에서 60번대로 옮기게 된다”고 공지했다. 채널이 지상파와 먼 뒷번호로 밀리면 시청자를 확보하는데 보다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PP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방통위 중심으로 여세가 움직이고 있다 보니 뭐라고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SO중엔 PP와 결합해 사업을 운영하는 MSO가 많다. 이 때문에 앞 번호에 배정해 놓은 자사채널을 뒷 번호로 옮기면서까지 종편 채널을 10번 대에 배정해야 하는 것이다. 유영주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정책위원은 “(종편채널 배정은)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채널에 배정된 PP의 양보와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채널 정책에 대한 특혜 여부는 아직까지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내일이면 종편채널이 출범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논란과 잡음에 대해 종편채널은 어떤 방송으로 답할까.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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