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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야기] 잘 지으면 수백억원 ‘덤’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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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사례금···좋은 선박 인도에 대한 감사의 의미


[배 이야기] 잘 지으면 수백억원 ‘덤’ 받는다 앙골라 현지에서 첫 원유생산에 성공한 ‘파즈플로 FP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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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고객이 어떤 물건을 샀을 때 파는 사람에게서 사은품이나 덤을 받을 때는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한 ‘덤’ 마케팅은 할인매장이나 의류 상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보편화 됐다. 덤 때문에 물건을 살 정도가 됐으니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조선업계에도 이러한 ‘덤’ 문화가 있다. 그런데 덤을 제공하는 당사자가 물건(선박)을 파는 조선소가 아니라 구입하는 선주들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선박은 발주와 수주를 통해 거래된다. 즉, 선주는 2~3년후 시장 상황을 예측해 이 때 필요한 선박을 확보하고자 선박을 발주하게 된다. 시황이 성장곡선을 이어갈 때에는 당연히 원하는 날짜에 맞춰 선박을 만들어 준다면, 그 일정보다 앞당겨 최고 품질의 선박을 인도받으면 그만큼 빨리 영업일선에 투입할 수 있고, 예상 이외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따라서 적기 인도는 물론, 일정을 앞당겨 선박을 인도해주는 조선사가 고마울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원하는 시기에 맞춰 정확히 선박을 인도해 줬을 때 선주는 조선소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사례금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선박 계약금과는 별개로 선주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내놓는 돈이다. 물론 최근에는 수조원에 달하는 해양 플랜트의 경우 아예 완공 시기를 앞당긴 날짜만큼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키도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 1983년 6월 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 라이프훼그라는 선주사로부터 7척 선박을 인도하며 받은 8000만원이 최초로 받은 사례금이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매년 납기하는 선박의 80% 이상을 계약 일정보다 1~3달 앞당겨 인도해 사례금을 받고 있는데 지금까지 300여회 2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인 ‘파즈플로’를 건조해 예정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원유 생산에 성공하는 등 성공적으로 인도를 마친 뒤 선주사인 프랑스 정유사인 토탈로부터 5400만 달러(약 624억원)의 사례금을 받았다. 이 돈은 국내 조선사가 받은 사례금으로는 사상 최대의 규모로 중소형 상선 1척 가격을 웃도는 액수다.


파즈플로가 지난 8월말부터 앙골라 현지에서 원유 생산을 시작했고, 덕분에 토탈은 약 2억5500만 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과 토탈은 파즈플로 건조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공기를 하루 단축할 경우 200만달러의 사례금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바 있고, 협의를 통해 이같은 금액을 지급받기로 합의를 한 것이다.


사례금은 조선소 임직원들에게 최고의 선박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당근이 될 뿐만 아니라 조선소로서도 명예이기도 하다. 사례금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선주로부터 품질과 안전 등 선박 건조의 모든 과정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배 이야기] 잘 지으면 수백억원 ‘덤’ 받는다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이 피터돌레에서 선물 받은 칠레산 와인을 들고 건배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신조 시장이 조선소에서 선주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즉, 조선소가 남아돌기 때문에 이제는 선주가 원하는 조선소에 일감을 몰아주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주 사례금 규모는 오히려 수십억~수백억원대까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은 조선업계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돈이 아닌 특색있는 선물로 감사를 전하는 선주도 있다.


독일 해운사인 피터돌레는 지난해 삼성중공업 전 직원들에게 와인 2만8800병을 선물했다. 이 선물은 요흔 돌레 피터돌레 회장이 삼성중공업에 처음으로 1만26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 8척을 발주한 것을 기념해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가자는 의미로 전달됐다.


선물한 와인은 칠레산 ‘칼리칸토’로, 돌레 회장이 직접 운영하는 농장과 양조장에서 제조한 것이다. 그는 와인 병마다 '삼성중공업과 상호협력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와인'이라는 글귀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하는 세심함을 발휘했다.


돌레 회장은 올 9월에도 현대삼호중공업에 5600TEU급 컨테이선을 인도받은 뒤 2010년산 ‘라 프린시페사’ 1만4400병을 선물했다. 이번 와인에도 병 마다 ‘훌륭하고 소중한 협력을 지속해 온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것’이르는 글귀를 적어 넣었다.


이밖에 다른 선주들은 지역 사회공헌을 위한 공공시설을 설립하거나 나무심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국내 조선사와의 관계를 지속해 나아가고 있다.
<자료: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한진중공업>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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