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ECB가 IMF에 자금 빌려주는 방안 논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이 부채위기에 빠진 유로존 국가를 구제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유로존과 IMF 관계자들이 유로존 최대 국가들을 구제금융하기에도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ECB가 IMF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이것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며 "이것은 ECB의 법적인 제한을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도 ECB가 IMF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법은 ECB가 정부 차용에 대한 자금 지원을 금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은 ECB가 독립성을 침해받지 않고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개입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방법의 일환으로 유로존 정부에 대한 직접 지원이 아니라 IMF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IMF가 ECB로부터 자금을 빌려 구제금융이나 크레디트 라인, 혹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의 협력 등의 형태로 유로존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EU 법은 ECB가 제3자 국가나 국제기구 등과 관계해 모든 종류의 은행 거래를 이행할 수 있다고 허용하고 있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이탈리아는 물론 프랑스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책 관계자들이 ECB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유일하게 시장에 신뢰할만한 보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ECB가 유로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최후의 보루로서의 은행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 유로존 내에서 의견 충돌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가 ECB가 EFSF에 더욱 깊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독일은 이는 ECB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물가 상승을 야기하는 조치가 될 수 있다며 프랑스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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