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잽싸게 '산업' 물빼기
금융위, 매각 명령 먼저 내리고 산업자본 여부 심사
론스타, 산업자본 논란 일자 일본 골프장 매각 나서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금융당국이 18일 론스타에 대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 심사를 하지 않고 외환은행 지분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일단 매각 명령을 내린 뒤에 산업자본 여부를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론스타가 일본 내 골프장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나 산업자본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론스타는 최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공시에서 슬롯머신(파칭코)업체인 '헤이와'와 지난달 16일 공개매수 계약을 맺어 내달 5일 일본 골프장법인(PGM Holdings KK)의 매각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론스타가 일본 골프장을 이달 28일까지 헤이와에 파는 것으로 일본 신문에 나오고 공시가 됐다"며 "결국 금융위가 매각 명령을 내리기 전에 산업자본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고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확인해보겠다"며 "오늘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도쿄증권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론스타가 일본 골프장 매각을 추진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5월이다. KBS가 론스타가 일본에 3조7000억원 규모의 골프장을 보유한 산업자본이라는 보도를 했던 시점이다. 론스타가 산업자본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본 골프장 매각에 나선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론스타 소유 일본 골프장 법인의 지난 9월말 기준 자산은 4조490억원이며 최대주주는 64.2% 지분을 보유한 론스타 벨기에법인(LSF Transcontinental Holdings SCA)이다.
은행법상 동일인의 비금융자산이 2조원을 초과하면 은행 대주주 자격이 없는 산업자본으로 분류된다.
이날 국회 정무위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징벌적 매각 명령을 촉구하며 론스타의 산업자본 해당 여부를 심사하지 않고 외환은행 지분 매각 명령을 내리려는 금융당국을 강하게 질타했다.
한편 2007년 경제개혁연대가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론스타 산업자본 심사 관련 자료 공개 청구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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