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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알프스에서 쳐봤어?" 스위스 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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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알프스에서 쳐봤어?" 스위스 크랑 크랑쉬르시에르골프장은 18홀 내내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며 라운드를 즐기는 세계 최고의 산악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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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경치와 음악의 나라 스위스에는 약 120개의 골프장이 있다.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곳이 1992년부터 매년 유러피언(EPGA)투어 오메가마스터스가 열리는 크랑 쉬르 시에르(Crans-sur-sierre)골프장이다. 알프스 산정 해발 1500m에 자리 잡아 전 세계 3만3000여개의 골프장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55개 코스'에서 21위에 선정될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호주의 백상어' 그렉 노먼도 "세계에서 가장 장엄한 산악코스"라고 극찬했다.


골프장이 위치한 크랑 몬타나 지역은 산악리조트다.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하고, 등산이나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일반인들에게 각광받는 곳이다. 주네브에서 약 1시간 40분 가량 기차를 타고 이 아름다운 코스를 찾아 나섰다.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통나무로 지어진 주택과 전나무, 그리고 푸른 하늘이 어우러져 저절로 요들송이 나올 정도다.

이 골프장은 론계곡 북쪽의 크랑(서쪽)과 몽타나(동쪽)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1906년에 오픈해 무려 106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재설계한 플랜 브라모이스로 파71에 전장이 6822야드다. 여기에 잭 니클라우스가 9홀(파35ㆍ2952야드)을 추가했고 부설로 어프로치와 퍼팅용으로 2개 연습코스, 초보자용 2개 미니어처 코스가 더해졌다.


코스는 평탄하고 밋밋하다. 페어웨이 양편에는 스위스 북부 특유의 키 큰 전나무가 무성하게 서 있다. 잔디는 긴 겨울동안 눈 속에 묻혀 있어서 진한 녹색을 띠는데 보기에는 억세 보이나 연하기 짝이 없다. 아이언 샷을 하면 잔디가 삽으로 찍어낸 것처럼 떨어져 나와 마치 푸른 새처럼 날아간다. 고지대라 10야드 이상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무대와 같은 고원에서 마터호른과 몽블랑 산맥을 향해 티 샷을 날리면 백구는 마치 흰비둘기가 되어 산속으로 날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압권은 7번홀(파4홀ㆍ331야드)이다. 서비스홀이라 장타자들은 '1온'을 노리지만 함정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어 오히려 스코어를 망치기도 한다. 이 홀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의 경치는 정말 환상적이다.


알프스 산정의 흰눈을 보면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꽃 피는 봄과 온 산하가 단풍으로 형형색색 물드는 가을에 라운드를 할 기회를 갖는다면 이 세상 가장 행복한 골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5월1일부터 10월말까지 6개월동안만 개장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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