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경제성장 둔화와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 엔진기술의 개선 영향으로 미국에서 전기-휘발유 혼용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일본 도요타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차량 모델 프리우스는 지난 1~10월 미국 내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9.4%나 급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도요타의 전체 경차 판매량은 10% 증가했다.
같은기간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하이랜더 판매량은 37% 떨어졌으며 미국 포드의 하이브리드 차량 모델 퓨전의 판매량도 절반으로 줄었다.
제너럴 모터스(GM)측은 "하이브리드 SUV와 소형 트럭은 꼭 친환경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잘 팔리지 않는 편"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자동차 정보 웹사이트인 켈리블루북측도 "우리 웹사이트에 올라온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10월부터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하이브리드 시장이 수직낙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LMC 오토모티브의 마이크 오모토소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격은 일반 자동차보다 5000달러 가량 비싸다"면서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휘발유 가격이 낮아진 것도 하이브리드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포드의 판매 부문 애널리스트 에릭 머클은 "하이브리드가 아니더라도 많은 자동차들의 연비가 향상됐다"면서 "발전된 기술력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하이브리드가 아닌 자동차간의 경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 배터리 안정성에 문제가 불거진 것도 시장의 불안요소다. 최근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에서 리튬 배터리 화재 사고가 발생해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관련 배터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 교통당국은 배터리 안전성을 조사하는 한편 GM, 닛산, 포드 등 전기차 생산 자동차업체에 유사시 리튬이온 배터리 처리법과 화재 위험 최소화 방안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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