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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명 칼럼]세대간 불평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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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명 칼럼]세대간 불평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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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제도를 더 확충하지 않고 지금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해도 현재세대에 비해 미래세대의 재정부담이 2.4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세대간 불평등이 크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는 얼마 전 발표한 '2011년 거시경제 안정보고서'에서 '세대간 회계'라는 것을 가지고 분석해본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밝혔다. 그래서 '앞으로는 재정정책을 수립할 때 세대간 부담도 명시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세대가 미래세대에게 고개를 들지 못하게 만드는 분석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누리는 복지만으로도 현재세대는 이미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재정부담을 떠넘기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 게다가 여기서 재정부담은 정부의 부담이 아니라 개인의 부담이다. 각 세대의 대표적 개인이 정부에 내는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더한 금액에서 정부로부터 받는 이전수입을 뺀 금액으로 정의된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세대는 참으로 사악한 자들이고, 미래세대는 참으로 가련한 자들이다. 현재세대는 착취자들이고, 미래세대는 피착취자들이다. 미래세대를 대표해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를 대상으로 투쟁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청소년들은 촛불을 들고 어른들에게 이렇게 외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기대지 말라!' '아파도 웬만하면 병원에 가지 말라!' '노후연금의 절반을 자진 반납하라!' '오래 살지 말고 일찍 죽어라!'

뿐만 아니라 언론과 전문가들이 '포퓰리즘'으로 낙인한 복지정책은 절대로 추가로 도입해서는 안 된다. 학교 무상급식, 공공 임대주택 공급, 대학 등록금 인하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 도입되는 복지정책은 하나하나가 다 미래세대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킨다고 하지 않는가. (…)


이야기가 극단으로 흘렀다. 그렇다고 너무 나무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획재정부가 세대간 회계라는 것을 내세워 단편적인 명제를 지나치게 일반화했기에 한번 야유해본 것일 뿐이다. 현재세대와 미래세대의 구분도 자의적이거니와 그렇게 구분한 뒤 현재세대만 미래세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일방적이다. 현재세대가 돈을 아껴 쓰면 미래세대가 더 풍요해진다는 통세대적 예산제약의 가설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는 태도는 음흉하다.


세대간 회계는 재정건전성을 살피는 데 부차적인 방법은 된다. 그러나 세대를 넘어 이루어지는 경제적 생산력의 증대, 사회적 인프라의 발전, 복지지출의 성장잠재력 확충 효과를 도외시하는 방법이다. 미래 자산과 부채의 가치를 현재 자산과 부채의 가치와 비교하는 데 필요한 할인율을 정할 때 주관적인 가정을 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미국 의회의 입법보조 기관인 의회예산처(CBO)는 이미 여러 해 전에 '세대간 회계는 정책평가 도구의 하나로나 활용할 만한 것이지 예산 분석과 보고의 공식 틀로 사용할 것은 못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대간 자산과 부채의 이전은 세대마다 하나로 합쳐지고 통으로 넘겨져서 다시 고르게 분배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와 가난은 가족 단위로 세습되는 경우가 많아 세대 개념만으로 파악되지 않는다. 정부에 대한 채권은 외채 부분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상속되어 다음 세대 중 운 좋은 누군가의 자산이 된다.
 인간은 모두 죽는 존재임에 변함이 없다면 착취와 피착취, 평등과 불평등은 현재에든 미래에든 살아있는 자들끼리의 문제이지 살아있는 자들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들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 사유재산과 상속제도가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살아있는 자들 중 자본 소유자들과 비소유자들 사이의 문제일 것이다. 세대간 착취론 또는 불평등론은 이런 현실구조를 보이지 않게 가리는 덮개로 악용될 수 있다.






이주명 논설위원 cm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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