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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원순표 '복지예산', 좀 더 다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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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토건사업을 줄이는 대신 복지지출을 늘리는 것을 뼈대로 한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했다. 한강예술섬 설치, 서해뱃길 건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오세훈 전 시장이 역점을 두어 추진했던 토건사업은 다수를 유보하거나 연기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여유예산과 일부 증액예산을 학교 무상급식 확대, 공공임대주택 건설, 보육시설 확충, 저소득층 지원 등 복지사업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시민안전과 일자리 분야도 예산지출 우선순위로 설정됐다. 오 전 시장이 시민들의 살림살이는 어려운 상황에서 전시성 토건사업을 너무 많이 벌인다는 비판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해야 할 방향 전환을 한 셈이다.


박 시장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서울시 재정의 건전화를 강조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로 '사업조정회의'를 꾸려 유보되거나 연기된 사업들의 타당성을 재검토하게 하고, '공공투자관리센터'를 신설하여 대규모 투자사업을 보다 철저하게 심사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예산 낭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 전체 규모는 21조8000억원이니 올해보다 5.9% 늘어난 3년 만의 증액편성 예산이다. 그만큼 시민들의 납세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이에 대해서는 박 시장이 '세금은 줄이는 것이 좋긴 하지만 효율적으로 사용해 더 많은 혜택을 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으니 앞으로 두고볼 일이다.


전반적으로 무리하지 않은 범위 안에서 박 시장의 10ㆍ26 선거 당시 공약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박 시장이 취임한 지 열흘 만에 만들어낸 예산안인 만큼 허술한 점도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서울시의회의 심의 과정에서 보다 짜임새 있게 다듬어지길 기대해 본다.


특히 시민안전과 일자리 관련 예산에서 허술한 점이 엿보인다. 침수지역 하수관거 정비, 산사태 예방 등의 수해방지 예산 가운데는 올해 물난리를 겪은 탓에 과도한 염려가 개입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첨단과학기술 전문인력 양성과 벤처사업가 지원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가 직접 나서 그런 일을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부채 감축에 대한 청사진도 뚜렷하지 않다. 전시성 토건사업 대신 인기영합적 복지사업이 끼어든 것은 아닌지 거듭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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