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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포기한 기술 정부가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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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포기한 유전자 증폭기술, 정부가 개발

수과원, 1년 반 만에 유전자 증폭 기술 개발
삼성, 2001~2006년 연구하다 상용화 실패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이 수년간 연구하다 포기한 기술을 정부 출연 연구소의 연구진이 1년 반 만에 개발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원장 김영만)은 최근 생선, 어패류 등 수산물의 원산지를 1시간내 알아낼 수 있는 휴대용 기계를 개발했다. 수산물의 DNA 코드를 기계에 입력해, 예전에 3~5일 걸리던 수산물 원산지 확인을 한시간 내에 할 수 있다.


이 기계의 원천기술이 바로 유전자 증폭 기술(PCR)이다. 생명공학 연구를 위해선 동식물의 조직에서 유전자를 뽑아내 그 기능이나 배열 등을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유전자의 양이 적어 지속적인 연구가 쉽지 않다. 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복제해 양을 무한대로 늘리는 기술이 바로 유전자 증폭 기술이다. 이 기술은 유전병 진단, 친자 확인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지난해 기준 세계 PCR 시장 규모는 50억달러(5조5000억원)에 이른다.

수과원은 유전자 증폭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올 10월까지 1년 반 동안 12억원을 투자했다. 보통 3시간 정도 걸리던 유전자 증폭 시간도 30분으로 단축 시켰다. 수과원 관계자는 "현재는 수산물에 대해서만 원산지를 확인 할 수 있지만 조금만 응용하면 채소, 축산 등 모든 분야의 원산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 증폭 기술의 세계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카이스트의 한 박사는 "유전자 증폭 기술 시장은 외국 기업 3곳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세계 시장 규모가 2015년에는 80억달러(8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과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수과원은 내년에 수산물 판독기의 상용화에 앞서 핵심 기술들을 특허출원할 계획이다.


국대 최대 기업인 삼성도 2000년대 초 유전자 증폭 기술 개발에 뛰어 들었으나 상용화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기술원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유전자 증폭 기술 개발을 위해 수백억원을 투자했으나 2006년 사업을 중단했다. 세계 시장 규모가 커지자 2009년 삼성종합기술원이 이를 다시 시작해 현재 상용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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