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일 맞아 장 막판 PR 비차익매도 출회..낙폭 키워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옵션만기일을 맞이한 코스피가 5%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 9월23일 5.73% 급락 마감한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장중 줄곧 매수 우위를 보이던 프로그램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장 막판 충격파가 컸다. 원·달러 환율은 1.50% 급등했다.
유로존 세 번째 경제대국 이탈리아를 둘러싼 우려가 증폭되면서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주식시장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일본 증시가 2.91% 하락했고 대만(-3.35%)과 홍콩(-5.04%)증시도 급락했다. 간밤 미국과 유럽 증시도 떨어졌다. 미국 다우 지수는 3.20% 내렸고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3.88%, 3.67% 급락했다. 프랑스(-2.16%)와 독일(-2.21%) 주식시장도 하락 마감했다.
9일(현지시각) 런던 채권청산소가 이탈리아 국채 거래에 대한 증거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거금 인상 조치는 이탈리아 국채를 담보로 쓰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증거금 유지를 위해 추가로 현금이나 담보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탈리아 국채 금리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는 요소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7.4%까지 급등했는데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7%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그리스가 국채금리 7%를 넘긴 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유로존과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10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94.28포인트(4.94%) 내린 1813.25로 거래를 마쳤다. 16거래일 만에 1800선 초반으로 되밀린 것. 거래량은 3억9174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7조6776억원으로 집계됐다.
장 초반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국채 발행 규모가 유로존 내에서 가장 큰 이탈리아가 붕괴될 경우, 유로존 위기가 일파만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은 장 초반 부터 대거 '팔자'에 나섰다. 3개월 만에 비금융주 공매도가 재허용된 날이라 충격이 더 컸다.
외국인은 현·선물을 동반 매도했다. 현물시장에서는 총 5050억원 상당을 순매도, 지난 9월23일 이후 두어 달 만에 가장 많은 금액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는 대부분 현물 개별 종목(-5640억원)으로 집중됐다. 외인은 화학(-1900억원), 전기전자(-1690억원) 업종에 대해 매도 공세를 폈다. 기관은 투신(-610억원)권에서 매물을 내놨지만 연기금(390억원), 종신금(470억원), 증권(430억원), 보험(430억원)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총 92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은 6560억원 매수 우위.
막판 지수 급락은 우정사업본부가 중심이 된 기타 주체(국가 및 지자체)에서 동시호가 때 대규모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기타 주체는 장 막판 5000억원에 달하는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타 주체의 매도 규모는 총 243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주로 프로그램 비차익거래(-3160억원)로 집중됐다. 장중 내내 매수 우위를 유지하던 프로그램은 기타 주체의 매도 공세로 장 막판 매도 우위로 반전, 총 12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비차익거래(-3160억원)로 매도세가 몰렸다.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거셌다. 외국인은 이날 7941계약을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 투자자는 각각 3309계약, 1438계약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은행 업종이 6.02% 폭락했고 전기전자(-5.07%), 금융(-5.26%), 증권(-5.61%), 철강금속(-5.24%), 기계(-5.76%), 운송장비(-5.61%) 업종도 큰 폭 내렸다. 화학(-4.85%), 종이목재(-4.51%), 의료정밀(-4.20%), 운수창고(-4.41%), 통신(-4.27%) 업종도 하락 마감. 보험(-2.72%), 음식료(-2.05%) 업종의 낙폭이 그나마 크지 않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충격도 컸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로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면서 대형주가 영향을 받았기 때문. 현대중공업이 7.76% 폭락했고 SK이노베이션(-6.76%), S-Oil(-6.88%)도 급락했다. 현대차(-5.74%), 포스코(-5.35%), 현대모비스(-5.97%), 삼성생명(-4.29%)의 낙폭도 컸다. 삼성전자는 전날 보다 5만원(5.08%) 떨어진 93만5000원까지 밀렸다. 유럽발 신용 리스크가 점증되며 KB금융(-8.03%)과 신한지주(-7.54%)도 큰 폭 떨어졌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2종목을 포함해 74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2종목을 포함해 794종목이 내렸다. 31종목은 보합 마감.
코스닥은 전날 보다 20.64포인트(4.05%) 내린 488.77에 마감, 나흘 만에 500선을 밑돌았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16.8원(1.50%) 뛴 1134.2로 거래를 마쳤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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