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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손학규 민주당 대표 라디오 연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18초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민주당 대표 손학규 인사드립니다.


지금 국회는 차가워진 날씨만큼이나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일촉즉발의 전운마저 흐르고 있습니다. 바로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로 그렇습니다. 저희 민주당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지금의 한미FTA는 안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미국의 일방적인 재협상으로 양국간 이익의 균형이 깨져있고,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들만 피해를 보는 FTA이기 때문입니다.특히 ISD 즉, 투자자 국가 제소 제도와 같이 우리나라 경제주권이 침해받는 독소조항이 있는 FTA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미국의 투자자가 한국의 법이나 정책 때문에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면 국내 법원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국제중재위원회(ICSID)로 가게 되어 있는데, 그 기구는 실질적으로 미국에 의해 지배되는 기구인 것입니다.


FTA가 발효되면 그동안 우리가 재래시장,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 놓은 유통법, 상생법 등이 무효화됩니다. 실상 여야가 합의한 유통법 상생법이 FTA와 충돌한다는 이유로 통상당국이 반대해서 3년간 입법화되지 못한 경험이 있습니다. 설사 우리가 이를 무시하고 한미 FTA 발효 후에 새로 법을 만들어서 재래시장, 영세상인을 보호하려고 해도 미국의 투자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이 ISD를 근거로 국제중재기구에 가져가면 꼼짝없이 우리만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지정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도 한미 FTA가 발효되면 그 운명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국민건강을 위한 규제도 마음대로 못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산업정책이나 사회정책이 미국 기업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제약을 받게 된다면 이는 비단 경제주권 뿐 아니라 사회발전과 국가운영의 기본틀이 미국 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규정된다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민주당의 국회의원들도 점잖은 의정생활을 원하고 있습니다. 몸싸움은 정말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제간의 통상조약, 특히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과의 조약은 한번 체결되면 여간해서 고치기 힘듭니다. 한번 체결되면 헌법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갖습니다. 정 안되면 그때가서 파기하면 된다고 합니다만, 미국과의 조약을 우리가 불리하다고 해서 파기했을 때 그때 돌아올 보복과 국제적 위험이 어떠할지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한데, 그나마 비준 전에 독소조항을 개정해야 합니다. 미국은 한미FTA가 체결된 2007년부터 무려 4년 반이나 끌다가 자기네 이익을 다 챙겨서 결국 재협상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 등 관련 산업과 협의하고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의회에서 반대파의 의견을 다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우리도 시간을 갖고 깊이있게 검토해야 합니다. 이해 당사자들의 사정과 입장을 충분히 듣고 반영해야 합니다. 농민과 농업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과 같은 한미FTA에서는 소위 허가특허연계제도에 의해서 제약업계가 살아남을 수 없는데, 정부가 무서워 꿀 먹은 벙어리처럼 냉가슴 앓는 제약업계의 사정도 들어주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만약 현재의 한미FTA가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1%특권층만 활개를 치고 99%의 보통 사람들은 고통이 더해가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미국 뉴욕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며 거리를 메우고,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분노의 함성을 들어보십시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양극화의 골은 더 깊어지고, 계층 간의 갈등은 한층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한미FTA는 우리 사회에 양극화와 사회적 격차, 그리고 계층간, 세대간의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것입니다. 민주당과 야당이 현재의 한미FTA를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낡은 ‘이념’에 젖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이러한 사정과 저희들의 충정을 이해해 주시고 한미FTA 반대에 동참해 주십시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FTA 비준안을 강행 통과시키지 않도록 저희에게 힘을 주십시오. 시간을 갖고 국내의 이해당사자들의 사정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해 주십시오. 관련 산업과 피해 국민들도 용기를 갖고 이 정부에 대고 목소리를 높여주십시오. 충분히 시간을 갖고 미국과 다시 협상하고 19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국민적 여론을 모아 주십시오.


저희 민주당은 우리나라의 미래산업을 보호하고, 피해 산업과 피해 당사자들을 보호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야기하지 않도록, 충분히 검토하고 대책을 강구해서 다음 국회에서 책임있는 자세로 이 문제를 처리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변화에 대한 열망이 나라를 휩쓸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는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변화의 요구는 바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라고 하는 요구입니다. 1% 탐욕에 가득찬 특권층만 모든 것을 누리고 99% 일반 국민들은 짓눌리기만 하는 특권과 반칙의 사회가 아닌, 함께 잘사는 정의의 사회를 만들자고 하는 절규입니다.


성장 속의 빈곤이 아닌, 모든 사람이 동등한 인격체로 대접받는 복지사회를 만들자고 하는 요구입니다. 1948년 체제가 건국과 분단체제이고, 1961년 체제가 개발독재 체제이고, 1987년 체제가 민주화체제였다면 이제 우리가 2012 정권교체를 통해 맞이할 2013년 체제는 정의로운 복지사회체제가 될 것입니다.


2013년 체제를 준비하기위해, 2012년의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해 우리 민주당은 야권, 민주진보진영이 하나되는데 앞장 설 것입니다. 변화가 시대의 흐름이고, 정의와 복지가 시대정신이라면, 이를 위한 야권통합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우리 민주진보진영은 하나의 길로 나갈 것입니다. 야권 통합에 우리 민주당이 앞장서겠습니다. 그 중심에 서겠습니다. 60년 전통의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적통인 민주당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며 야권통합의 중심에 서겠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낡은 껍질을 벗어버리고 희생과 헌신의 정신으로 변화를 선도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습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정치 속에서 국민이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 공동체, 새로운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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