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해외판매 늘려라..단, 두 달안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난달 국내 판매 목표 달성을 못한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올해 남은 2개월 동안 해외 판매에 올인할 방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시 때문이다.
4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수출전략회의에서 "해외 판매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달 국내외 판매 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보고 받은 후 "올해 목표는 달성해야 한다"면서 "내수에서 달성하지 못한 부분은 해외에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판매대수는 5만8886대와 4만1302대로 전년동월대비 6.0%와 4.3% 감소했다. 현대ㆍ기아차 월별 실적이 전년동기 보다 줄어든 것은 올 들어 지난달이 처음이다.
정 회장이 해외 판매 확대를 지시한 것은 내수시장 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내수 목표 달성을 적극 독려할 수 있지만 현대ㆍ기아차 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 수입차 모두 감소세를 보인 상황에서 대수를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반면 미국, 인도, 중국 등 해외시장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 해외판매는 18.3%, 기아차는 15.2% 증가했다. 기아차 해외공장 가동률은 110%를 넘어설 정도다. 그야말로 질주를 하고 있다. 정 회장이 해외시장 공략을 지시한 이유다.
이날 회의에서 보고된 내수시장 상황과 향후 전망은 다소 어두웠다. 지난달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수입차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판매대수를 당초 162만대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올해 최종 판매대수가 2만대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게다가 내년에는 판매대수가 올해 보다 5만대 가량 줄어든 155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내수, 수출 가릴 것 없이 일단 올해 목표는 채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정 회장의 발언을 부연설명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는 해외판매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주문이 밀린 만큼 마케팅 전략 등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비용을 줄이고 제값을 받는 마케팅 전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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