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박주영(26·아스널)이 마침내 꿈에 그리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다.
박주영은 2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피크 마르세유(프랑스)와의 2011-20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4차전에 선발로 나서 6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UEFA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이었다. 당초 주전 공격수 판 페르시의 선발출전이 유력했지만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예상을 깨고 박주영 카드를 꺼내들었다. 연이은 경기로 지친 주전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한 선택이었다. 한편으론 AS모나코 소속으로 프랑스리그서 활약했던 박주영의 경험을 활용하려는 포석이었다.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아스널은 최전방에 박주영이 나서고 아론 램지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뒤를 받쳤다. 좌우 날개는 제르비뉴와 시오 월콧이 포진했다. 알렉스 송과 미켈 아르테타가 중원에서 발을 맞췄고 포백(4-back)수비는 좌측부터 안드레 산토스, 토마스 베르마엘렌, 페르 메르테사커, 칼 젠킨슨이 자리했다. 골문은 보이치에흐 슈체스니가 맡았다.
아스널은 전반 초반 마르세유 레미와 에이유 콤비플레이에 몇 차례 위기를 허용한 뒤 곧바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전반 9분 월콧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패스를 받아 아크 우측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가 넘어지면서 가까스로 쳐냈다. 15분에는 제르비뉴가 아크정면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21분에는 산토스가 좌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달려들던 램지가 발을 갖다 댔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아쉬운 장면이었다.
박주영은 마르세유 수비진을 따돌리고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몇 차례 볼터치를 시도했다. 공격에서 한 두 차례 찬스가 있었지만 좌우 날개와 호흡이 맞지 않아 슈팅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아스널은 후반 들어 마르세유 밀집수비에 막혀 답답한 경기를 계속했다.
박주영은 램지와 짝을 이루며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사인이 맞지 않아 슈팅 기회를 놓치는 장면도 있었다. 공격에서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하자 벵거 감독은 공격진에 변화를 시도했다. 결국 박주영은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후반 17분 판 페르시와 교체됐다. 62분간의 ‘꿈의 무대’ 데뷔전은 그렇게 끝났다.
마르세유는 집중 수비 후 역습을 노리며 아스널의 공격을 차단했다. 답답해진 벵거 감독은 토마스 로시츠키와 아르샤빈을 투입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아스널은 후반 막판까지 마르세유 골문을 노렸지만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무승부를 기록한 아스널은 2승2무, 승점 8점으로 F조 선두를 유지했다. 이날 승리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하려던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른 팀들과 승점차를 벌리지 못하며 5차전에서도 치열한 순위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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