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사장, 신차 대신 엔진모델 바꿔 내년 계획안 수립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2012년은 보릿고개(?)'
'2013년 연간 16만대, 2016년 30만대 판매'라는 중장기 계획을 밝힌 쌍용자동차가 정작 내년 목표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신차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대거 투입해 중장기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새 모델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신차 효과 없이 내년을 어떻게 견디느냐가 관건이 됐다.
31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유일 사장은 오는 12월14일 인도에서 내년사업계획을 발표키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안 수립에 돌입했다. 가장 큰 걱정은 신차 가뭄이다. 내년에 액티언스포츠의 부분변경 모델인 'SUT-1'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을 뿐, 코란도C와 같은 신차는 나오지 않는다.
이 사장은 일단 올해 라인업을 바꾸는 작업을 중단하고 시장 확대와 사양 다양화를 추진키로 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11인승 로디우스다. 쌍용차는 올해 초 경영정상화와 함께 이 모델을 단종할 계획이었으나 철회했다. 로디우스는 월평균 판매대수가 200~300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단종한 이후 후속 모델이 없다는 점이 존속의 이유가 됐다.
회사 관계자는 "로디우스 판매가 저조해 올해 없앨 방침이었으나 영업에서 '가뜩이나 모델도 없는데 차만 없애려고 한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유지하기로 바꿨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국내 보다는 유럽시장에 로디우스를 다시 선보일 방침이다. 로디우스는 지난해까지 스페인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됐으나 올해부터 자동차배출가스규제기준인 유로5가 본격 도입되면서 수출이 중단된 바 있다.
회사 측은 로디우스에 유로5 기준에 부합하는 2.0ℓ급 엔진을 새로 장착해 수출할 방침이다.
4월에는 대형SUV인 렉스턴을 인도시장에 선보인다. 렉스턴과 함께 인도에 동반 상륙키로 한 코란도C는 이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쌍용차는 인도시장에서 연간 1만대 이상의 렉스턴을 판매할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코란도C의 변신을 추진한다. 코란도C는 올해 초 출시돼 9월까지 내수시장에서 7880대가 팔렸는데, 쌍용차는 내년 하반기 가솔린엔진 모델을 출시키로 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가솔린엔진 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면서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제품 변화 뿐 아니라 직원 대상 비전 알리기 교육을 통해 임직원들의 정신무장도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인이 여러번 바뀌면서 사라진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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