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이후 13거래일 만에 1800선 위로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3거래일 만에 1800선 위에서 마감했다. 외국인과 투신 등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았지만 연기금이 등판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11일(현지시각) 슬로바키아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4400억유로 증액안을 부결시키면서 '유럽 은행 구하기' 계획에 경고등이 들어왔지만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유로존 최빈국인 슬로바키아가 애초 독일과 함께 EFSF 증액안 통과가 쉽지 않은 국가로 지목되어 왔기 때문이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이번 주 중 기금 증액안을 두고 재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최종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남아있다. 슬로바키아를 마지막으로 17개 유로존 국가들의 EFSF 증액안이 모두 통과되면 이 자금은 위험국가 구제금융 및 금융권 자본확충 등에 쓰일 예정이다.
한편 그리스 실사를 진행한 트로이카(IMF, EU, ECB)는 그리스 1차 구제금융 6차분(80억유로)이 11월 초 집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슬로바키아발 불확실성의 여파로 혼조 마감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전날 보다 0.15% 내렸고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0.66%, 0.05% 올랐다. 영국(-0.06%)과 프랑스(-0.25%), 독일(-0.30%) 주식 시장 역시 등락이 엇갈렸다.
12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14.48포인트(0.81%) 오른 1809.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1800선 위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달 22일(종가 1800.55) 이후 처음이다. 거래량은 3억4664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5조5914억원으로 집계됐다.
장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한국시간으로 새벽 5시께 슬로바키아 의회가 EFSF 증액안을 부결시켰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갭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장 초반 소폭 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연기금이 매수세를 확대,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시장을 주도한 투자자는 단연 연기금이었다. 연기금은 194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전기전자(530억원), 금융(390억원), 운송장비(290억원) 업종을 주로 담았다. 투신(150억원), 보험(200억원), 사모펀드(190억원) 등도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10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는데 주로 프로그램 비차익거래(600억원)를 통한 매수였다. 외국인은 현물 개별 종목은 490억원 상당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타(국가 및 지자체) 주체는 각각 590억원, 166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95계약, 600계약을 순매수하고 개인이 988계약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으로는 총 590억원 상당의 매도 물량이 출회됐고 매도세는 주로 차익거래(-1680억원)로 집중됐다. 비차익거래는 1080억원 매수 우위.
업종별로는 등락이 엇갈렸다. 의료정밀(4.96%), 증권(2.65%), 운수창고(2.04%) 업종이 특히 많이 올랐고 섬유의복(1.51%), 전기전자(1.82%), 운송장비(1.66%), 건설(1.08%) 업종의 상승폭도 컸다. 화학(0.65%), 기계(0.70%), 유통(0.99%) 업종도 올랐다. 반면 철강금속 업종이 1.88%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음식료, 비금속광물, 전기가스, 통신 업종이 1% 이상 내렸다. 보험 업종은 0.12% 약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희비가 갈렸다.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대표 수혜주로 평가받는 현대모비스가 4.33% 올랐고 현대차(1.47%), KB금융(1.43%), SK이노베이션(2.06%), 하이닉스(1.35%)도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1만7000원(1.93%) 오른 89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넉 달 만에 90만원 회복을 눈앞에 두게 됐다. 포스코(-2.99%), 현대중공업(-1.13%), 신한지주(-1.13%), 한국전력(-1.81%)은 하락했다. LG화학은 전날 종가 수준에서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7종목을 포함해 505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1종목을 포함해 323종목이 내렸다. 71종목은 보합 마감. 우선주가 대거 상한가로 치솟았다.
코스닥은 전날 보다 8.59포인트(1.87%) 뛴 467.65로 마감됐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전날 보다 2.1원(0.18%) 오른 1166.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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