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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공정위에 기금 마련 제안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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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유통가, 수수료 전쟁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지난달 6일 서울 명동의 은행회관.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11개 유통업체 대표들이 굳은 얼굴로 건물을 빠져나왔다. 대표들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한 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같은 시간,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수수료 문제에 대해 "정부와 유통업체들이 좋은 분위기에서 원만하게 합의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통업체들이 중소업체의 판매수수료를 현재보다 3~7%p 인하하는 원론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총론은 합의됐으니 각론은 추가적으로 논의해 구체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각 사로 돌아간 유통업체 대표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실무진들 사이에선 "정부의 태도가 너무 강압적이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후 공정위는 서둘러 각론을 마련하라고 유통업체들을 다그쳤다. 홈쇼핑 업체들이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들은 수수료를 내리기 보단 '기금조성'을 하자고 공정위에 제안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각 회사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수수료를 일률적으로 내리기 힘들다는 주장이었다. 또 홈쇼핑에 납품하는 300여개 업체 가운데 중소기업은 30~40여개에 불과해 수수료 인하의 이익이 실제 중소기업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했다. 그러나 공정위 실무진은 이를 거절했다.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공정위가 당시 '판매수수료 얼마 인하'라는 기사 제목이 크게 나오길 기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합의안에 대한 각론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공정위는 백화점이 들고온 판매수수료 인하방안을 퇴짜 놓았다. 대외적으론 "백화점이 들고온 세부안에 구체적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백화점이 그 때 들고 온 안은 백화점 영업이익의 1~2% 수준 만큼 판매수수료를 내리는 안이었다. 그러나 공정위가 내심 기대한 것은 백화점 영업이익 10% 수준 만큼 판매수수료를 내리는 방안이었다. 백화점 업계는 "정부안을 못 받아들이겠다"며 버티다 지난 10일 롯데, 신세계, 현대 백화점 3사 대표는 외부일정을 이유로 출국해버렸다.

공정위는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백화점에 입점한 명품업체의 판매 수수료를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명품업체의 판매수수료는 10% 수준인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30~40% 정도인 점을 겨냥한 것이다.


백화점은 "조사하려면 해보라"고 맞섰다. 공정위는 일단 "조사가 아니라 실태 파악"이라며 물러서는 듯하다가 지난 10일 루이뷔통, 샤넬, 구치 등 백화점 입점 명품업체들에 조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


백화점 업계는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명품업체를 닥달한다고 해서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판매수수료 인하분으로 토해낼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업체가 손님을 끌어모으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우리가 오히려 모셔오는 실정"이라면서 "공정위가 조사한 들 상황이 달라질 건 없다"고 말했다.


지철호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유통업체들이 기금 마련을 제안한 적도, 공정위가 영업이익의 10%를 내놓으라고 한 적도 없다"면서 "유통업체들의 언론플레이"라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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