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세계 IT업계의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사망한 가운데 '애플호'의 선장이 된 후임 팀 쿡 애플 CEO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잡스의 시대가 끝났지만 애플이 당장 힘을 잃거나 표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잡스의 사망으로 그가 애플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를 비롯한 유·무형적 영향력 역시 사라졌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쿡 CEO와 애플의 임원진은 어느 때보다도 큰 잡스의 '빈 자리'를 함께 메워야 한다.
쿡 CEO는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아이폰4S’ 발표 행사에서 취임후 첫 데뷔무대를 가졌다. 애플의 상징과도 같은 스티브 잡스 전 CEO가 더 이상 무대에 오르지 않는 행사인만큼 쿡 CEO는 그의 자질을 궁금해하는 언론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던 쿡은 잡스가 췌장암 수술로 병가를 냈던 2004년과 2009년 그의 직무를 대행하면서 애플을 이끌 후계자로 떠올랐다. 컴팩컴퓨터에서 유통물류부문을 총괄하다 1998년 애플로 이적한 쿡은 생산·유통체계를 완전히 변모시키고 철저한 재고·품질관리를 통해 애플의 순익을 크게 늘리는 등 전면에 선 잡스의 막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가 잡스만큼의 카리스마나 대중적 흡입력을 갖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받아 왔다. 잡스의 직무대행을 하던 때도 쿡은 무대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날 열린 행사에서도 쿡 CEO는 기조연설과 마무리만 맡았으며 프리젠테이션은 스콧 포스털이 iOS5를, 에디 큐가 아이클라우드를, 필립 쉴러가 아이팟과 아이폰의 발표를 분담해서 맡는 방식이었다.
결과적으로 쿡 CEO는 언론·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공식석상에서도 무난한 능력을 보였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이날 행사는 ‘포스트 잡스’ 시대의 애플이 잡스란 아이콘 중심을 벗어나 팀 쿡과 여러 임원들이 함께하는 ’팀웍‘ 체제로 순항할 것임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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