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해진 기업 마케팅, 성공도 하지만 성과 미흡하기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마케팅은 '양날의 칼'이다.
잘만하면 대박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이렇다 할 효과도 없이 거액의 돈을 날리기 십상이다. 골프선수 후원은 특히 최근 금융업을 비롯해 유통업, 건설사, 일반 소비재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활성화되고 있다. 올해는 더욱이 개인적인 선수 후원에서 구단 창단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 최경주와 유소연 "전 세계가 지켜봤다"= 최고의 대박은 최경주(41)를 잡은 SK텔레콤이었다. 나이키와의 계약이 종료된 후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최경주는 연초 SK텔레콤과 계약하자마자 5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최나연(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여왕에 등극해 '효녀'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화 역시 최고의 마케팅 효과를 얻었다. 유소연(21)이, 그것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랭킹 4위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해 서희경(25ㆍ하이트)와 연장혈투까지 벌이면서 한화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한 연구소에서는 2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비씨카드는 김혜윤(21)과 김하늘(22)이 각각 1승을 거뒀고, 요진건설은 심현화22)가 '챔프군단'에 올라 중견 건설사의 이미지를 굳혔다. 대중적으로 생소한 주방가구업체 넵스는 양수진(19)과 이현주(23), 김자영(20)과의 스폰서십으로 재미를 보고 있고, 넵스마스터피스를 개최하며 골프대회 마케팅까지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 우즈 "골프황제가 폭탄으로"= 지난 2년간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케팅 시장에서도 최고의 화두가 됐다. 2009년 '섹스스캔들'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는 슬럼프에 빠지면서 '무관'으로 전락해 스폰서가 줄줄이 떨어져 나갔다. 최근 시계브랜드 태그호이어도 광고계약을 중단했다.
타이틀스폰서 나이키의 '속앓이'가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5년에 1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지만 나이키는 우즈 덕을 별로 보지는 못했다. 나이키골프는 다른 스포츠용품과 달리 여전히 고전하고 있고, 이는 한국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나이키는 재미교포 미셸 위(21ㆍ한국명 위성미)도 영입했지만 역시 매출을 올리는 데는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박세리(34)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1998년부터 삼성로고를 달고 메이저 4승을 포함해 18승을 수확했다. 2003년부터 5년간 무려 10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한 CJ는 그러나 2003년부터는 3승 이후 2004년 1승, 2005년에는 1승조차도 올리지 못해 대표적인 '먹튀'가 됐다. 계약만료시점까지 2승을 더 보탰지만 삼성전자 시절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그쳤고 결국 재계약은 결렬됐다.
유소연과 이보미(23) 등을 배출한 하이마트는 희비가 엇갈렸다. 소속 선수가 많은 만큼 성공도 하지만 실패도 많다는 이야기다. 송아리(25)는 2005년부터 3년간 하이마트 소속으로 활동했다.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뒤 2004년 18세에 최연소 LPGA투어 멤버가 되는 등 '골프천재'로 불렸지만 정작 데뷔 후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2007년에는 부상까지 겹쳐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