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이 오면 성장을 촉진하는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지만 2008~2009년 시행했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HSBC는 28일 중국 거시경제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정부의 긴축 통화정책의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 9.7%, 2분기 9.5%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은 3, 4분기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와 정부의 긴축 정책 때문에 8.5~9%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진단했다. HSBC가 예상한 올해 전체 중국 경제성장률은 8.9%, 2012년은 8.6%다.
HSBC는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정부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훨씬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져 세계 경제 침체를 야기할 경우 중국의 성장률이 8%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중국 정부는 성장률을 8~9%대로 안정시키기 위해 기존 경제 정책에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있어 중국 정부도 세계 경제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HSBC는 인플레이션 굴레에서 벗어난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기존의 정책에서 성장을 촉진하는 쪽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HSBC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이미 꼭지를 찍었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8월 CPI 상승률은 6.2%를 기록해 7월 6.5% 보다 낮아졌다.
HSBC는 다만 중국 정부가 성장을 촉진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8~2009년 내놨던 4조위안 경기부양책 같은 대규모 부양책은 다시 재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당시 많은 돈을 풀어 글로벌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내부적으로 부작용이 너무 컸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HSBC는 인플레이션, 부동산시장 과열,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과한 경기부양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HSBC는 중국의 경제성장 구조가 기존 수출 중심에서 내수에 무게가 실리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중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8~9% 수준이었다면 2010~2011년 2~3% 수준으로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세가 뚜렷해 질 경우 중국산 제품의 수요가 더 주춤해져 중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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