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살리는 신성장동력 이유있는 ‘올인’
흔히들 마이스(MICE)산업을 두고 ‘굴뚝 없는 황금산업’‘연기없는 노다지’라고 부른다. 기업회의(Meeting), 보상관광(Incentive Tour),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를 유치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산업으로 여행객 규모가 크고 생산 유발 효과가 커 관광산업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스산업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달 16~18일 경기도 일산의 킨텍스(KINTEX)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거대한 검은 숲을 연상케 할 만큼 수많은 사람들로 건물 내부는 곳곳이 북적였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건강보조식품과 스킨케어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허벌라이프(Herbalife)사의 유니버시티(기준 이상의 판매 실적을 보유한 직원들만 참가할 수 있는 행사)급 기업회의가 개최돼 9개국 외국인 8000여명과 내국인 4000여명 등 총 1만2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첫날 회의 등록 절차를 위해 진행한 3600여명의 등록 과정만도 반나절 이상이 족히 걸렸을 정도였다. 이번 회의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행사 관계자는 “1만 여명의 에너지와 위력을 느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자리였다”며 그날의 기억을 쉽게 잊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의 건강용품 회사 바오젠(保健)의 인센티브 관광객 1400여명이 입국하면서 공항 입국장은 매우 혼잡했다. 이날 회색 두루마기를 갖춰 입은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비롯해 관광산업 관계자들이 직접 나와 관광객들을 일일이 반갑게 맞았다.
마치 국빈을 대접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후 바오젠 단체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총 1만2000여명을 기록했다. 이들은 총 8개 그룹으로 나눠 시차를 두고 입국해 제주도 성산일출봉과 민속촌, 섭지코지, 에버랜드, 경복궁, 청계천 등 관광명소를 차례로 방문했다.
위 사례들은 올해 국내에서 성공리에 치러진 대표적인 MICE 관련 행사들이다. 이번 허벌라이프 회의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들이 숙박, 식사, 쇼핑 등을 부담한 직접 소비 지출액이 무려 230억원에 이르고 이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는 약 412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바오젠의 인센티브 여행으로 인한 관광객 유치 결과도 직접 소비 지출 효과는 300억원, 생산 유발 효과는 540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 MICE 관광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대한 근거를 국내 개최 국제회의 외국인 참가자 1인당 평균 소비액에서 찾는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제회의 외국인 참가자 1인당 평균 소비액은 2488달러로 일반 관광객의 1.95배(약 1296달러)나 됐다. 즉, MICE와 관련된 해외 여행객들은 일반 여행자들보다 지출 비용이 큰 편이다.
MICE 관광객들은 더욱 고가, 고급, 고품질의 여행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고자 다양한 여행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찾아 나서고 그것이 바로 소비에 반영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MICE산업은 최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사업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관광객 유치는 관광을 하나의 산업기반으로 삼고 있는 오늘날 각 국가들과 지자체 사이에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면서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해외에서는 단연 산업기반이 일찍부터 발달된 독일과 미국 등 서구 선진국들이 단연 선두를 달린다. 이들 국가는 2008년 기준 세계 무역전시회 3만1400건 중 미국 4100건, 독일 등 유럽 개최 1만3700건으로 전체 중 57%를 차지한다. 미국의 경우 전시회로 인한 수입은 2002년 기준 648억달러, 고용효과는 연간 약 100만명에 이른다.
독일은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의 3분의 2를 개최하고 세계 상위 10위의 전시장 4곳(하노버, 프랑크푸르트, 쾰른, 뒤셀도로프)을 보유한 상태다. 후발주자이면서 미국이나 유럽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업 기반이 취약한 아시아 지역은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등이 MICE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면서 발전하는 양상이다. 이들 국가들은 카지노, 숙박, 위락시설, 명품쇼핑몰 등을 복합단지로 구성하여 전시, 컨벤션 시설과 관광, 레저단지가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추세다.
1988년 서울 코엑스(COEX) 건립 이후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으로 전시·컨벤션 산업 분야의 외형적 성장을 해온 한국은 2009년 1월 대통령 주재 제29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및 제3회 미래기획위원회 합동회의에서 MICE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했다. MICE 유치 총력 및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국가적인 협력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같은 해 12월 정부, 지자체, 지역컨벤션뷰로, 컨벤션센터, MICE협회, 컨벤션학회, 호텔, 항공사 등 MICE 유관 기관과 단체들로 구성된 MICE얼라이언스가 발족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우리나라는 2010년 국제협회연합(UIA)이 집계한 통계에서 한 해 동안 464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세계 8위의 국제회의 강국으로 거듭났다. 한국관광공사는 앞으로 MICE 개최지로서 TOP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한국방문의해’ 마지막 연도인 2012년을 MICE 해로 선포하고 내년 12월까지 한국 개최를 확정한 MICE 행사에 대한 특별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편 지자체들은 ‘컨벤션뷰로’라고 하는 전담조직을 통해 MICE 유치 및 개최 지원에 대한 실행조직으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치열한 MICE 유치 경쟁 과정을 통해 지역경제로 환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MICE 전담 조직을 갖고 있는 지자체 중 지각생인 경기도는 지난 7월 27일 경기관광공사 조직 내 전담팀으로 경기컨벤션뷰로를 설립하고 국제회의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과 지역 내 개최 국제회의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허벌라이프 유니버시티 유치는 경기도 내 단체 관광객으로는 최고 규모로, 경기관광공사와 한국관광공사, 킨텍스 3자가 협력해 일군 성과다. 행사 유치를 위해 도는 1년 전 부터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료 할인과 부대물품 지원 조건, 킨텍스와 같은 잘 갖춰진 인프라 시설과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 등을 내세운 전략이 주효했다. 경기도는 이번 허벌라이프 회의 유치를 계기로 내년도 외국인 관광객만 1만2000여명으로 계획된 허벌라이프 엑스트라바겐자 행사를 또 다시 유치하는데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자체 중 하나는 역시 서울이다. 서울은 지난해 총 201건의 컨벤션을 개최해 전통적으로 국제기구가 밀집해 경쟁력이 높은 제네바나 베를린을 제치고 세계 컨벤션 5대 도시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서울시의 MICE산업 장기 육성전략과 전략적 유치 마케팅의 성과로 평가된다.
서울은 2006년 관광과 MICE를 신성장동력산업 중 하나로 선정해 육성책을 마련했으며 2008년 도시마케팅 전담기구인 서울관광마케팅(STO)을 설립해 본격적인 MICE 유치 마케팅을 전개했다. 서울의 장점은 무엇보다 다른 지역보다 우수한 인프라 시설들이 밀집해 있고 교통이 편리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은 전시장과 회의장이 세계 20위, 아시아 5위의 수준이며, 숙박은 현재 특1급 호텔 19개 약1만실을 갖추고 있다. 서울지역 MICE산업 규모는 약 2조 7791억원이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MICE 활성화 지자체로는 제주도가 있다. 제주도는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010년 한·일·중 정상회담 등 굵직한 국가행사 뿐만 아니라 정부행사나 국제 학술대회 등 회의와 세미나 그리고 기업인센티브 투어 등을 다년간 개최해오며 타 지역에 비해 활성화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과 풍부한 관광 인프라,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 등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MICE 정보를 통합하여 제공하는 ‘MICE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과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행사로는 지난 8월 300여명 규모의 일본생활용품회사 인센티브 투어를 비롯해 9월 중국 바우젠 투어를 진행했다. 또 올 하반기 한 차례 1만여명 MICE 외국인 관광객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는 올해 9월 광주에서 개최된 지역발전주간행사에서 지식경제부장관상 2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자체 컨벤션뷰로가 설치되기 시작한 건 2002년 한국관광공사 내 코리아컨벤션뷰로가 설립된 이후 2003년 대구·부산, 2005년 제주·대전, 2007년 광주, 2009년 인천, 2011년 경기도 순이다.
지자체 MICE 대표자 향후 포부
“세련된 매력 관광자원 컨벤션 글로벌 톱5 기반”
홍희곤_ 서울관광마케팅 사장
세계 컨벤션 5대 도시 진입이 가능했던 이유는.
“서울시는 2006년부터 ‘세계 5대 컨벤션 도시 진입’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체계적인 유치 지원시스템을 운영하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전략적 마케팅을 시행하는 한편 관련 숙박시설, 전시·컨벤션 센터 건립 등 하드웨어 확충을 위해 노력했다.”
서울시만이 가진 경쟁력은 뭔가.
“서울의 매력은 우수한 인프라, 최적의 접근성, 한식을 포함한 다양한 음식문화, IT, 디자인, 환경, 안전하고도 흥미로운 나이트라이프, 우수한 MICE 인력, 한국 전통과 서울만의 세련된 매력을 담은 관광자원 등 MICE 개최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진 최적의 도시라는 점이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세계 5위라는 숫자를 넘어 MICE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2015년 코레일컨벤션을 건립할 예정이다.
“고양 킨텍스등 하드웨어 국내 ‘빅3’ 진출 자신있다”
김태식_경기도컨벤션뷰로 단장
허벌라이프 유니버시티의 경기도 유치 의미는.
“이번 회의 유치가 낳은 경제적 효과가 막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대형 MICE 개최지로서 경기도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도내 MICE 유치 기반 확대가 가능해졌다.”
MICE산업 발전에 있어 경기도만의 이점은 뭔가.
“도내 다양한 관광자원과 경쟁력 있는 국제 전시컨벤션 시설(킨텍스) 등 MICE 산업 하드웨어를 보유하고 있어 성장 동력의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28일 킨텍스 제2전시컨벤션센터 개관으로 잠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3대 MICE 산업 지역으로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도내 컨벤션 시설과 관광자원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 유치 가능한 국제회의를 발굴, MICE 얼라이언스 구축 등 국제회의 유치와 개최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환경·숙박·컨벤션 삼박자 세계 최강 인프라 갖췄다”
양영근_ 제주컨벤션뷰로 이사장
제주 MICE 정보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은 무엇인가.
“제주 지역의 모든 MICE 정보를 한 곳에 모아 통합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은 MICE 기획행사 정보는 물론 최적의 행사장, 숙박시설, 식음시설 등을 원스톱으로 검색할 수 있으며 상담원과 실시간으로 상담도 가능하다.
제주도만이 가진 장점은.
“아름다운 자연환경,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시설을 갖춘 ICC JEJU를 비롯한 다수의 특급호텔 및 관광호텔, 독특한 야외 만찬 시설 등 휴양지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MICE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직항 노선 이용 시 세계 180여개국에 무비자 입국을 허가하고 있어 최적의 국제 행사 개최지로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제주지역 MICE를 대표하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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