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16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 야후의 입장이 애매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미국 사모펀드 실버 레이크와 러시아 벤처기업인 디지탈스카이테크놀러지(DST)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e-커머스 회사 알리바바에 16억달러 투자 결정을 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도 알리바바 투자에 참여한다. 테마섹의 투자액은 3억~4억달러로 전해지고 있다.
투자는 주식 매각을 원하는 알리바바 직원들로부터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알리바바는 이번 투자유치로 회사의 시장 가치가 320억달러 규모로 커진다.
WSJ은 특히 실버레이크의 경우 중국에 단행한 투자 가운데 이번 알리바바 투자가 가장 규모가 크다며 수년 전부터 알리바바와 투자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었다고 전했다. 실버레이크의 투자금액은 3억달러다.
알리바바 그룹은 홍콩 상장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닷컴과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 마켓플레이스, 타오바오몰을 운영하고 있다. 잭 마 회장은 올 초 알리바바 그룹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로 미뤄볼때 알리바바가 당분간 IPO를 진행할 것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알리바바의 투자 유치로 회사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던 야후의 보유 알리바바 자산 가치는 130억달러가 된다.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해 있는 야후의 시가총액은 전날 마감가 13.9달러를 감안할때 175억달러 가량 된다. 2005년 야후는 알리바바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주주가 됐지만, 6년 사이에 야후의 알리바바 보유 지분 가치는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할 만큼 덩치가 커졌다.
야후는 알리바바와의 관계가 썩 좋지 않은데다가 세금 문제 때문에 쉽게 알리바바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알리바바 지분 가치가 커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자회사로 있던 온라인 결제사업부 알리페이의 분사 문제를 둘러싸고 야후의 캐롤 바츠 전 최고경영자(CEO)와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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