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이언스 포럼]공학교육, 이대로는 안된다

시계아이콘01분 45초 소요

[사이언스 포럼]공학교육, 이대로는 안된다
AD

얼마 전 구글의 모토로라 사업부 인수 발표 이후 소프트웨어 문제로 부산하다. 언론은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문제를 기획기사로 토해내고 있으며, 조만간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종합대책도 제시될 것이다. 지난해 현재 우리나라 4년제 공대 재적 학생 수는 58만7500여명으로 이 중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컴퓨터ㆍ통신 전공자는 전체 공대생의 26%인 15만44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컴퓨터 또는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가 생긴 것은 1970년대 말이다. 불과 30여년 만에 최대 전공으로 성장한 데는 이들이 취업하게 되는, 즉 인력 수요자인 정보기술(IT) 산업의 발달과 정부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국가적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과 '선택과 집중'을 일관된 정책기조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몇몇 IT 대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또 모아지면서 정책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되 집중되고 있으며 인력 정책도 산업체가 요구하는 인력, 더 나아가 맞춤형 인력 양성 및 계약형 학과 신설 등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IT 산업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 분야로 확대됐으며 쏠림현상이 큰 우리나라 특성상 지난 10년간 공과대학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

공과대학은 산업별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산업에는 근본적인, 본질적인 문제가 있고 그 시기에 발생한 문제, 또 특정 기업만의 문제 등 매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 등 선진국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현재 우리는 그 시기에 발생한 문제 또는 특정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주로 교수들의 연구 분야에 기인하는데 최근 대학에서 교수들에게 상당한 연구실적을 요구하면서 많은 교수들이 연구비와 SCI 논문 발표가 가능한 분야로 연구 분야를 변경하고 있다. 새로 교수를 뽑을 때는 말할 것도 없다. 이에 따라 연구를 통한 새로운 지식이 추가될 때 양질의 교육이 가능한 대학의 특성상 교육의 편중현상도 예상됐던 일이다. 외부 전문가에게 교육을 개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최근 소프트웨어 때문에 문제가 불거졌지만 그간 타 산업에서도 인력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얼마 전 원전 수주 후 원자력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됐고, 중동ㆍ아시아 등에서 대규모 플랜트를 수주하면서 다시 되살아난 화공 엔지니어링 분야는 지금 인력난을 겪고 있다. 우리가 현재의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과거의 문제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발생할 수도 있고 전혀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와 같은 인력양성 체제라면 우리는 대응이 불가능하고 언제나 인력 부족, 교육 부실을 탓할 수밖에 없다.

변하지 않는 교수들이라 말을 하지만 지난 10년간 공대 교수들과 공학교육은 빨리 변해버렸다. 공학의 특성상 주어진 시스템에서 최적의 해답을 찾는 일에 익숙한 공대 교수들은 새로운 시스템이 주어지면 '왜'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지기보다 이를 수용하고 그 안에서 각자 해답을 찾는 '어떻게'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현재의 공학교육이 과연 바람직한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교수보다는 학생과 국가를 위해 무엇이 옳은지, 또 옳은 체제를 작동ㆍ유지하게 하는 제도는 무엇인지 허심탄회한 논의가 시급하다. 그리고 결론은 산업의 근본적 문제를 다루는 공학지식으로 무장해서 어떤 변화에도 대응 가능한 유연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김지현 경원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